[ 유승호 기자 ]
찬바람이 불면 따뜻한 국물이 생각나게 마련이다. 국물 요리는 매년 가을부터 매출이 급증하는 대표적인 겨울철 식품이다. 소비 침체가 길어지면서 외식을 하기보다 집에서 음식을 조리해 먹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가정간편식 형태의 국물 요리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찌개양념 ‘백설 다담’을 앞세워 따뜻한 국물을 찾는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백설 다담은 포장된 찌개양념을 물에 붓고 채소 등을 넣어 끓이기만 하면 돼 간편한 요리를 선호하는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지금까지 정통된장찌개, 부대찌개, 바지락 순두부, 냉이된장, 뚝배기 청국장, 쇠고기우렁 강된장 등 6가지의 백설 다담을 선보였다.
백설 다담은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매출이 평소보다 20% 이상 증가하는 겨울철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매출은 250억원으로 전년(180억원)보다 38.9% 증가했다. 연간 400억원가량 되는 국내 찌개양념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백설 다담의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300억원으로 잡았다.
CJ제일제당은 1997년 백설 다담을 처음 내놓았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찌개를 가공식품으로 먹는 것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식생활 트렌드를 지나치게 앞서간 제품으로 평가받으며 10여년간 매출이 크게 늘지 않았다.
최근 확산된 캠핑 등 아웃도어 열풍이 백설 다담이 각광을 받는 계기가 됐다. 야외에서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캠핑족에게 장점으로 부각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이런 점에 착안해 캠핑족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집중했다. 지난해에는 전국 캠핑장을 돌며 2억원 상당의 백설 다담을 제공하는 판촉 행사를 열었다.
올 들어서는 싱글족을 대상으로 한 쿠킹클래스와 요리 콘테스트 등을 열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런 마케팅을 통해 1~2인 가구와 20~30대 주부를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백설 다담 브랜드 매니저 박현웅 부장은 “소비층을 확대하기 위한 이색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며 “캠핑족은 물론 맞벌이 부부와 1~2인 가구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백설 다담으로 일본 나베(냄비요리)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백설 다담 숙성김치찌개양념’을 개발해 일본에 수출하기로 했다. 자연 숙성으로 3주간 발효시킨 김치와 한 달간 발효시킨 고추소스를 사용해 만든 제품이다. 지난해 말 바지락 순두부, 뚝배기 청국장, 냉이된장, 부대찌개를 수출하기 시작한 데 이어 상품 종류를 늘린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일본에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김치찌개양념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화제] "초당 12만원" 버는 사람들...충격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
▶[강연회] 2013 제 5회 한경 가치투자 대강연회 (11/13 여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