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2017년까지 1만7000개 창출
내년 공무원 600명·교사 550명 채용
LG 500명…신세계·롯데 2000명씩 고용
[ 강현우/임현우 기자 ]
시간제 일자리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공공부문을 통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민간부문이 보조를 맞추는 형태다. 정부는 2017년까지 1만7000개를 공공부문에서 만들겠다고 13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6월 내놓은 ‘고용률 70% 로드맵’에서 밝힌 민간·공공부문 전체 93만개의 2% 수준이다. 민간부문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더욱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정부는 이에 따라 민간부문에서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하면 인건비·사회보험료·세액공제 등을 지원키로 했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산”
이날 삼성그룹이 시간제 일자리 6000명 창출 계획을 발표했다. LG도 이날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에서 시간제 근로자 500여명을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직무는 번역, 심리상담, 개발지원, 생산지원, 사무지원 등이다. LG관계자는 “계약직 형태가 아니가 풀타임 근로자와 마찬가지로 고용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채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CJ그룹은 아르바이트 직원 1만5271명을 정규직 수준의 시간제 일자리로 전환했고 추가로 500명을 신규채용한다. 신세계와 롯데도 각각 2000명의 신규 채용에 나섰다.
정부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근로자가 근로시간과 업무 시작·종료 등 근로형태를 정할 수 있고 임금과 복리후생 등에서 전일제 근로자와 차별이 없다. CJ그룹이 도입한 시간제 일자리는 계약기간을 아예 없애고 4대 보험, 수당, 퇴직금 등을 보장했다. 다른 기업의 시간제 일자리도 정부나 CJ와 비슷하게 대우한다.
권혁준 CJ(주) 인사팀 부장은 “연간 200억원 안팎의 인건비를 더 부담하지만 근로자의 만족도가 높아져 고객 서비스가 좋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시간제 일자리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롯데그룹의 백화점은 고객서비스(CS) 강사를, 마트는 상품안전·서비스·디자인 담당자를, 시네마는 영화관 관리사원을 시간제 근로자로 뽑는다.
◆겸직 허용…전일제 전환 금지
정부도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의 일자리 창출 규모가 크다고 볼 순 없지만 새로운 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민간부문을 선도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공공부문의 채용목표 비율을 정하고 기관별로 할당해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늘려가기로 했다. 국가공무원과 교사의 시간선택제 채용목표 비율은 내년 3%에서 매년 1%포인트 올라가 2017년에는 6%가 된다. 이재흥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내년에 기존 전일제 공무원 선발 인원의 3%인 300명을 시간선택제 600명으로 전환하게 되며 같은 방식으로 교사는 550명, 공공기관은 1000명가량을 뽑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원이 늘어나면 늘어난 정원의 20%를 시간선택제로 배정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2017년까지 7급 이하 공무원 4000명, 교사 3600명, 공공기관 9000명을 시간선택제로 채운다. 시간선택제 공무원은 각자 다른 일을 하며 금전적인 부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겸직 허용 범위를 확대해준다. 다만 시간선택제에서 전일제로 전환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시간선택제 전용 직무는 부처별 수요조사를 거쳐 다음주께 ‘시간선택제 매뉴얼’을 통해 작성·발표할 계획이다.
민간부문 시간제 일자리 확산을 위해서는 인건비·사회보험료·세액공제 등을 지원한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하면 임금의 절반(월 80만원 한도)까지 1년간 지급하고 중소기업은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사업주 부담금을 2년간 전액 지원한다. 이 실장은 “공공이나 민간 모두 경력단절 여성 대상 업무 등 시간제의 취지에 적합한 직무를 별도로 마련하는 데다 급여가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가 잠식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강현우/임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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