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백화점' 4대 금융그룹, 금융당국 고강도 점검 받는다

입력 2013-11-12 09:10
금융당국이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비리에 대해 고강도 점검에 나섰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국민, 하나, 신한, 우리 등 4대 금융그룹 핵심인 은행에 대해 특별·종합 검사에 나섰다.

이는 국민은행의 도쿄 지점 부당 대출에 이어 하나은행의 과도한 미술품 구매로 인한 비자금 조성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4대 금융그룹의 문제점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수현 금감원장이 최근 임직원 특별 조회에서 동양 사태를 계기로 금융법질서에 도전하는 행위는 엄단하겠다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4대 금융에 대한 특별 또는 종합 검사를 통해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관련된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문책과 함께 해당 금융사에 대해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시절 4대 천왕으로 불리던 어윤대 전 KB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의 비리를 발본색원하려는 작업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4대 금융그룹과 관련해 비리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경영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에 위배되는 의혹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검사를 통해 선제적으로 규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도교지점 특별 검사가 대표적이다. 금감원은 도쿄지점 직원들이 부당 대출로 받은 수수료 중 20억원이 넘는 거액이 국내로 흘러들어온 점을 포착해 전방위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하나은행 종합 검사에 돌입해 김승유 전 회장 관련 의혹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하나은행 종합 검사는 3년 만이다.

김승유 전 회장 재직 시절 과도한 미술품 구매와 위로금 용처가 의혹의 대상이다.

김 전 회장 시절 하나은행이 수천 점의 미술품을 사들인데다 퇴직 시 받았던 위로금 35억원의 일부가 하나고등학교로 흘러들어 간 점 등에 대해 검사 중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미술품은 김 전 회장이 한꺼번에 사들인 것이 아니라 보람·충청·서울은행 통합 과정에서 각 은행이 갖고 있던 것이 합쳐져 많아진 것"이라며 "가격이 저렴하고 매각이 쉽지 않아 지점에 두거나 창고에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한은행은 정치인 계좌 불법 조회로 금감원의 특별 검사를 받고 있다. 이번 검사는 신한은행이 야당 중진의원들을 포함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고객정보를 불법조회했다는 의혹을 산 데 따른 것이다.

우리은행은 불완전판매 의혹으로 특별 검사를 받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우리은행의 '파이시티 사업' 신탁상품 판매에 대해 특별 검사에 나섰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선제적이고 즉각적인 대응으로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파이시티는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9만6천107㎡에 3조4천억원을 투입해 복합유통센터를 짓는 개발사업이다.

하나UBS운용은 2007년 파이시티에 투자하는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투자신탁 제3호'를 만들어 1천400여명에 1천900억원 어치를 팔았는데 이 사업이 부실화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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