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운용사 덩치키워 글로벌화 주도해야"

입력 2013-11-11 21:53
수정 2013-11-12 04:18
자본시장 60년…CEO 릴레이 인터뷰 (2)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

저성장 고령화 시대 대비 해외·대체투자는 필수…NCR 등 규제 완화해야


[ 안상미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은행 보험 등과 비교할 때 선진국과의 격차도 작은 만큼 운용사들이 자본시장의 글로벌화에 앞장서야 합니다.”

정상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53·사진)은 11일 서울 수하동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서 ‘자본시장 태동 60주년’을 기념해 인터뷰하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래에셋만 해도 사모펀드를 통해 미국 골프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했고 중국 상하이 푸둥타워에 투자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면서 “운용업은 대규모 인프라와 시스템 투자가 필요 없고 적은 인력과 자본으로도 해외 진출이 가능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한국 펀드시장은 운용자산 기준 총 345조원 규모로, 세계 12~13위다. 총량을 놓고 보면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지만 개별 운용사의 순위를 매겨보면 손에 꼽을 만한 회사가 없다는 게 정 부회장의 지적이다. 그는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자산운용의 자산은 4조1000억달러에 달한다”며 “국내 운용사도 글로벌 투자 영역에서 ‘규모의 경제’를 발휘할 수 있도록 대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고령화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해외시장으로 적극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는 곧 저성장, 저수익, 저금리 환경이 장기화한다는 걸 뜻한다”며 “시중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추가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서라도 해외 투자는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해야 수익률 변동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부회장은 “운용사들이 해외 펀드를 국내에 들여오는 단순 중개 서비스에 그칠 게 아니라 뉴욕 런던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 운용법인을 세우고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운용사들이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가급적 많이 쌓도록 유도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규제와 관련해선 글로벌 수준으로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운용사의 재무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NCR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있어야 한다”며 “자본시장의 첨병인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엄격한 설립 및 운용 규제를 완화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내 운용업계가 향후 집중 투자할 만한 성장동력으론 뭐가 있을까. 정 부회장은 연금시장을 꼽았다. 국민연금 400조원, 퇴직연금 70조원, 개인연금 80조원, 기타 변액연금 120조원 등 현재 시장규모가 670조원에 달하는 데다 2050년엔 400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정 부회장은 “운용업계가 연금시장을 집중 공략하면 주요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자본시장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운용사들이 고객맞춤형 투자 솔루션을 제공하고 대체투자(AI)를 통한 장기 수익원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며 “이를 얼마나 충실하게 이행하느냐에 따라 회사별 역량이 차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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