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팔릴 브랜드 잡아라"…수입주류 '술판'이 커진다

입력 2013-11-11 21:38
수정 2013-11-12 04:04
이기갈·로스 바스코스 와인, 신세계L&B가 유통 맡아
'에너지밤' 예거마이스터, 롯데주류로 수입사 교체


[ 최만수 기자 ]
대형 주류업체들이 맥주 와인 등의 수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다양한 맛의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저도주 선호현상으로 와인 소비가 증가하면서 대형업체들이 유통망을 앞세워 수입주류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신세계L&B 롯데주류 등은 수입브랜드 확보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일본 기린맥주를 수입 판매하던 하이트진로는 지난 9월부터 프랑스 맥주시장의 4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크로넨버그 1664’를 들여오고 있다. 또 독일 퀘닉필스너, 쇼퍼호퍼 맥주도 하이트진로의 유통망을 통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태국 싱하맥주와도 협의 중이다. 크로넨버그와 퀘닉필스너는 그동안 중소업체인 수석무역과 지비케이를 통해 국내에 판매했으나 대형업체의 유통망을 활용하기 위해 수입처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L&B는 8월부터 프랑스 론 지방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 ‘이기갈’ 제품을 들여오고 있다. 이기갈은 작년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생일 만찬에 사용되면서 유명해진 와인이다. 이기갈 수입은 지난 10여년간 와인유통전문업체인 신동와인이 맡아왔다. 신세계L&B는 또 칠레 와인 ‘로스 바스코스’ 브랜드도 확보했으며, 최근 이마트 개점 20주년 와인으로 내놨다. 신세계L&B는 고급 와인 브랜드를 유명 레스토랑과 호텔 등에 적극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롯데주류는 9월부터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독일 양주 예거마이스터를 수입하고 있다. 예거마이스터는 아영FBC가 수입해 왔으며, 이 회사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제품이다.

대형 주류업체들이 수입맥주와 와인 판매를 강화하는 이유는 가파른 시장 성장세 때문이다. 관세청이 발표한 ‘2013년 상반기 맥주 수입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맥주 수입액은 3951만달러로 작년동기(3259만달러)보다 21.2% 증가했다. 맥주수입은 2010년부터 연평균 30%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와인도 올해 8월까지 총 2만2387kL가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1만8122kL)보다 23.5% 늘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저도주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다양한 수입 주류가 주목받고 있다”며 “해외 주류업체들이 한국시장의 성장성에 주목해 더 활발한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 대형업체로 갈아타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중소 수입회사들이 몇 년간 어렵게 키워 놓은 브랜드를 대기업들이 유통력을 내세워 가져가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더 저렴해지고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의견도 있다. 신세계L&B 관계자는 “이기갈 와인을 대량 매입하면서 기존 수입가보다 10~15%가량 가격이 저렴해졌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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