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3] 청년취업 강국 獨·스위스처럼 학교·기업 '경계 파괴'를

입력 2013-11-08 21:02
다양한 청년실업 해법 제시

"남들 좇는 취업 준비 아닌 자신만의 스토리 만들어라"


[ 양병훈 / 이유정 / 은정진 기자 ]
전통적 청년 취업 강국인 독일, 스위스, 싱가포르의 비결은 ‘벽을 넘어서’였다. 이들 나라는 학교를 상아탑에 가두지 않았고 기업도 졸업생 채용이라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무르지 않았다. 학교와 산업계가 경계를 넘어 융합된 모습이었다.

‘글로벌 인재포럼 2013’에서는 청년 취업 확대를 위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됐다. 지난 6일 기조세션4(청년취업 3대 천국:독일과 스위스, 싱가포르의 비결)에서는 독일과 스위스 등이 모범사례로 제시됐다.

크리스티안 레트메이 유럽직업훈련연구센터(CEDEFOP) 원장은 “독일 전체 기업의 60% 정도가 운영하는 견습제도가 독일 청년 취업의 일등 공신”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견습생은 1주일에 3~4일을 회사에서 보내며 국가 기술자격 6급인 ‘마스터’ 등급을 따는데 이는 대학의 학사 학위와 같은 등급이다.

다른 연사들도 ‘경계의 파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르술라 레놀드 스위스경제연구소 비교교육시스템 연구본부장은 “스위스에서는 교육제도와 고용제도 사이의 연결고리가 강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에 배우는 내용이 기업에서 요구하는 소양과 상당히 일치한다”며 “정부 내에서도 두 정책을 굳이 구분해야 한다는 인식이 없을 정도”라고 전했다. 찬리먼 싱가포르 난양폴리테크닉 학장은 “싱가포르대에서는 교수진을 채용할 때 박사학위를 원하지 않는다”며 “업계 경험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기 때문에 학사 학위를 가진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7일 C4세션(대졸자 취업역량, 무엇이 문제인가?) 공개토론에서는 취업준비생을 위한 조언이 쏟아졌다. 이준석 클라세스튜디오 대표는 “비영리기구 활동과 교육활동 등 ‘엄마가 하지 말라는 것’을 다 했던 게 제가 지금의 자리에 설 수 있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며 “남들이 하는 것, 남의 의견에 흔들리지 말고 최소 5분 동안 풀어낼 수 있는 자신만의 차별화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철 현대차 인재개발원장은 “기업들이 대대적인 전환기에 직면하면서 지식보다는 ‘인성’에 바탕을 둔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갖춘 인재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알레산드로 콜롬보 이탈리아 고등통계훈련원 원장은 “당장 쓸모없어 보이는 것에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 필요한 것만 좇는 사람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좌장을 맡은 박종구 한국폴리텍대 이사장은 “패널토론과 대학생들의 실제 사례 등을 들어보니 시스템의 실패도 취업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며 “업계와 대학, 정부가 머리를 맞대 취업과 창업을 독려하는 정책적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병훈/이유정/은정진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