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시행된 수준별 선택형(A·B형) 수능에선 같은 내용을 묻는 문제도 유형별로 난이도가 다르게 출제돼 눈길을 끌었다.
7일 치러진 선택형 수능 1교시 국어와 2교시 수학 문항을 살펴보면, 국어의 경우 동일한 지문을 유형에 따라 현대어와 고어(古語)로 각각 제시해 변별력을 줬다. 수학도 같은 내용의 문항에서 유형별로 한 단계 풀이과정을 더 요구하는 방식을 택해 난이도에 차이를 보였다.
국어에서 지문으로 제시된 고전시가는 A형은 현대어로 번역했고, B형은 고어를 그대로 써 수준차를 뒀다. B형은 지문뿐 아니라 문제의 보기로 제시된 작품도 중세어 표기를 원문에 가깝게 제시, B형 응시 수험생은 고전의 원문 독해능력을 갖춰야 문제를 손쉽게 풀 수 있었다.
예컨대 A형에서 '앉았으니' 등의 시어는 B형에선 '안자시니' 등의 고어로 표기됐다. 유웨이중앙교육 국어영역 황석환 수석연구원은 "수준별 선택형 취지가 반영된 문항"이라며 "고전 원문 독해능력이 떨어지는 B형 응시자들은 선택형 수능에서 오는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학 역시 A형 7번 문항과 B형 5번 문항은 확률을 계산하는 같은 내용을 물었지만 B형은 A형에 비해 한 단계 더 풀이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A형은 P(A)와 P(B)가 주어진 상태에서 계산을 하면 됐지만, B형은 주어진 두 식을 이용해 P(A)와 P(B)를 구해 문제를 풀어야 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수학영역 김노연 수석연구원은 "수학에선 함수의 연속 문제인 A형 28번과 B형 12번 문항도 같은 내용을 묻고 있다"며 "A형은 각 함수식이 일차함수이고 B형은 자연로그함수이며 A형은 한 점에서, B형은 구간에서 연속임을 묻고 있으므로 난이도는 B형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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