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를 위한 제2금융권 상품] 저축銀·농협·신협 등 5000만원 이하 예·적금 '나눠 담아라'

입력 2013-11-06 06:58
주식·펀드·채권에 투자할 땐 신중히 골라야


[ 이상은 기자 ]
중·장년층은 재테크에 가장 관심이 많으면서도 가장 어려움을 많이 겪는 세대다.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소득수준이 가장 높을 때는 40대, 자산이 가장 많을 때는 60대다. 40~60대는 인생의 경제 사이클에서 가장 위쪽에 속하는 시기라는 얘기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속은 별로 없다. 40~50대에는 커가는 자녀의 사교육비 등으로 지출이 많고, 60대에는 정년이 도래해 수입은 줄어들면서 동시에 자녀 결혼, 부모 간병 등에 큰 돈을 쓸 일이 많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면 수입이 거의 없어지는 만큼 노후에도 대비해야 하는데 노후대비는 거의 돼 있지 않기 일쑤인 시점이다.

고가영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는 노년이 되면 자녀에게 용돈을 받는 등 사적 이전소득으로 수입의 상당부분을 채웠지만, 지금은 자녀들의 부모 부양 인식이 약해져 이 소득이 크게 줄었다”며 “국민연금 기초노령연금 등 공적 이전소득이 과거에 비해 늘었지만 사적 이전소득 감소분을 대체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금융권 상품에 눈을 돌리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은행 상품은 안정적이지만 저금리가 계속되다 보니 이자가 별로 붙지 않기 때문이다.

2금융권 상품 가운데 돈을 모으는 쪽 상품을 본다면 크게 저축은행과 상호금융(신협·새마을금고·농협·수협) 등의 예·적금 상품과 증권사 등의 투자 상품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예·적금 금리는 2금융권이 ‘高’

2011년부터 이어진 저축은행 연쇄 영업정지 사태 이후 2금융권과의 거래를 꺼리는 이들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금융회사에 대해 1인당 5000만원 이하까지는 예금자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만큼 원금과 이자를 합해 5000만원이 넘지 않는 선에서 돈을 맡기는 것은 위험하지 않다.

저축은행 상품 가운데 예금 금리가 가장 높은 것은 연 3.2% 수준이다. 광주의 동양저축은행, 충남의 세종저축은행, 경남의 조흥저축은행, 대구의 참저축은행이 연 3.2~3.24% 금리를 준다. 또 연 3.1%대 금리를 주는 곳은 충남 오투저축은행, 서일저축은행, 대구 유니온저축은행, 부산 우리저축은행 등이다.

저축은행을 비롯해 모든 금융회사는 처음 거래를 틀 때 실명확인을 위해 점포를 방문해야 한다. 0.1%포인트 금리 차 때문에 지방에 있는 금융사를 방문하기는 쉽지 않은 만큼, 가까운 금융회사 중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거래 대상을 찾는 게 낫다. 물론 한 번 실명확인을 해 두면 이후에는 온라인으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일부 소규모 저축은행은 인터넷뱅킹이 제한적으로만 되는 곳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5000만원 예금자 보호 한도를 지키더라도 영업정지를 받을 경우 원금을 찾아서 다른 금융회사에 맡기기까지 ‘기회비용’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한 번쯤 해당 금융사의 재무상태를 확인하고 거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협이나 새마을금고 지역농협 지역수협 등 상호금융기관도 저축은행과 마찬가지로 고금리를 약속한다. 상호금융은 1인당 3000만원까지 비과세(농어촌특별세 1.4%는 부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똑같은 금리를 약속하더라도 저축은행보다 상호금융 쪽에서 받는 이자가 좀 더 많다는 얘기다.

신협이나 새마을금고의 조합별 금리는 저축은행처럼 일목요연하게 비교하지 못하고 일일이 소비자가 알아봐야 하는 불편이 있다. 하지만 가까운 지역조합이나 근무하는 직장조합의 특판 예금 등을 잘 선택한다면 저축은행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신협 홈페이지(www.cu.co.kr)에서 ‘전국신협찾기’를 클릭한 다음 ‘신협별 금리안내’ 코너에서 원하는 지역을 선택하면 그 지역의 신협 목록이 뜬다. 이 신협 목록을 확인하면 예금 및 대출 금리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일부 조합은 공시를 안 한 경우도 있다. 대개 정기예금은 1년 만기 기준 연 2%대 후반, 정기적금은 연 3%대 중반 금리를 주고 있다.

○주식·채권·펀드 등도 ‘눈길’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 투자형 상품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주식 투자로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대부분 이해하고 있지만,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상품에 대한 투자도 동양그룹 5개 계열사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금융에 만고불변의 진리가 있다면 위험과 수익이 비례한다는 점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원금보전 상품에만 투자해서는 답이 없다. 전문가들은 채권에 직접 투자할 경우 상대적으로 우량한 회사채를 고르는 등 부도 위험을 고려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처음 투자할 때 결정한 조건대로 수익률을 제공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예금(ELD) 등의 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대수익률을 다소 낮추는 대신 손실 폭이 제한되는 종류의 상품들도 있다. 이런 상품은 큰 손실을 무릅쓰지 않으면서도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를 고려해 볼 만하다.

중·장년의 화두인 ‘연금’ 성격을 강화한 상품들을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금저축, 연금보험 상품 등이다. 젊었을 때부터 연금 상품에 가입했다면 좋겠지만, 퇴직 시점이 가까워서 연금 상품에 가입할 때는 세금 혜택과 수익률 전망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특히 투자 성격의 연금 상품에 가입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이 두 가지 있는데, 하나는 ‘비과세’라는 말에 솔깃해 불필요한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연금화’를 고려하지 않고 원금 손실이 클 수 있는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다. 연금보험의 경우 비과세 혜택을 강조하지만 이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여야 큰 효과를 보는 것이다. 평범한 중산층이라면 낮은 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비과세 혜택을 많이 보지 않을 수 있다.

미국이 연말께 양적완화 축소 정책을 펴리라는 상반기 전망과 달리 당분간 양적완화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것도 투자에서 염두에 둬야 하는 요인이다. 이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신흥국에 풀린 유동성을 미국이 빨아들이는 시기가 다소 늦어진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이뤄지면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원·달러 환율도 최근 오히려 하락세다. 빠르게 떨어지는 통에 정부가 개입해서 일정 선을 지키기는 했지만 앞으로 환율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예측하기는 전문가들도 쉽지 않다. 따라서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 외화예금에 가입하거나, 환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할 때는 시기를 잘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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