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병훈 기자 ] 혈우병 치료제를 사용했다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에 집단 감염된 환자들과 제약사 간 손해배상 소송이 조정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조정은 발병 20여년, 소송을 시작한 지는 10년 만에 타결됐다. 지루한 법적 공방이 계속되는 동안 에이즈에 감염된 혈우병 환자 18명 가운데 2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다.
서울고법 민사9부(부장판사 강민구)는 혈우병 환자와 가족 등 95명이 녹십자홀딩스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녹십자 측이 책임 여하를 불문하고 공익적 입장에서 원고들에게 일정액을 지급하고, 원고들은 더 이상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기로 조정이 성립됐다고 4일 발표했다. 재판부는 “지난해 말 소송을 내 현재 1심 진행 중인 또 다른 피해자 8명도 이번 사건에 조정참가인으로 함께 참여했다”며 “이번 조정으로 혈우병 치료제 에이즈 감염을 둘러싼 모든 분쟁이 해결된 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조정 금액은 당사자 양쪽에서 원하지 않아 외부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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