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거래소의 전력관제센터 상황실 구축사업에서 필수 증빙서류를 내지 않은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증빙 서류는 상황실 구축 예산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디엘피 큐브'(DLP CUBE) 성능에 관한 것이다. 공인 인증기관의 인증을 받아 필수적으로 제출해야 할 서류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민주당 오영식 의원에 따르면 당초 상황실 구축사업 제안요청서에는 70인치, 80인치 DLP CUBE의 밝기 시험성적서를 개별 제출하라고 명기돼 있다.
하지만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업체가 오 의원에게 제출한 밝기 시험성적서는 60인치 조사면적에서 측정한 DLP CUBE 엔진 시험성적서다. 제안 요청서에서 내라고 한 적도 없는 문서다.
시험성적서 평가 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국정감사 자료요구에 따른 답변에 따르면 DLP CUBE는 캐비넷, 스크린, DLP CUBE 엔진이 포함된 완제품이고, DLP CUBE 엔진은 빛을 발산하는 프로젝터 부분으로 동일품이 아니다.
KTL 측은 "밝기시험을 측정하는 방식과 측정값도 동일하지 않다" 며 "DLP CUBE는 동일 엔진을 사용하더라도 측정 면적에 따라 밝기 시험성적은 다르다"고 답변했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은 한국전력거래소의 제안 요청서에 따라 70인치, 80인치 DLP CUBE의 밝기 시험성적서를 개별로 받기 위해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로 인해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상황실 구축사업은 한국전력거래소의 나주 혁신도시 신축 이전, 경기도 의왕시에 서울전력관제센터 신축에 따라 나주 및 서울 전력관제센터, 나주 급전원 훈련실, 나주 통합보안 관제센터, 나주 및 서울 전력IT 관제센터 등 6개의 상황실 신설계획에 따라 총 사업비 약 99억 원을 들여 전력거래소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다.
오 의원은 "전력관제센터 상황실은 우리나라 전력계통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감시하는 컨트롤 타워로서 기간시설에 해당한다" 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정에 의혹이 제기된 만큼 철저하게 확인해 한 점 의혹도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