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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욱 기자 ]
주식시장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먹고 자란다. 실적시즌은 이런 기대와 현실을 냉정하게 비교해 볼 수 있는 시점이다.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알찬’ 성적을 거둔 것으로 확인된 종목에선 환호성이 울리지만, 그런 경우는 많지 않다. 대다수 종목에서 당초 시장의 기대가 ‘장밋빛’ 희망에 불과했다며 탄식이 터져나올 뿐이다.
올 3분기 실적시즌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실적시즌을 즐기기보다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주요 80개사 중 전년 동기나 전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회사는 전체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개선된 종목은 하나금융지주, 풍산 등 38개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이 늘어난 종목은 두산, 삼성물산 등 31개에 그쳤다.
업황 개선이 기대됐던 조선·철강·화학 등 상장사들은 전년 동기나 전분기에 비해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며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3분기 실적에서 조선·철강 등 소재·산업재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실적 수혜도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며 “급격한 원화 강세에 따라 대부분 수출주들이 경기회복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럽과 중국을 필두로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실적 충격에 따른 조정기를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와우넷 전문가인 박완필 대표는 “이번 실적시즌을 코스피지수 추가상승을 위한 진통으로 볼 수 있다”며 “조선·은행·화학 등의 업종은 턴어라운드를 앞두고 있거나, 내년까지 수주 흐름이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어 이번 조정기를 투자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