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풍년…죽다 살아난 김치냉장고…위니아만도, 올해 300명 더 뽑았다

입력 2013-11-03 21:25
수정 2013-11-04 03:44
현장리포트 - 딤채 라인 풀가동 아산공장

채소값 뚝·예년보다 긴 가을…
호재 버무러져 김장 인구 늘어
김치냉장고 120만여대 팔릴 듯


[ 정인설 기자 ]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 1위인 위니아만도는 몇 해 전부터 생산라인 운영을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왔다. 위니아만도가 김치냉장고를 처음 내놓은 1995년 이후 급성장하던 시장이 2000년대 들어서도 정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다.

회사 안팎에서는 한 라인에서 김치냉장고뿐 아니라 다른 제품을 함께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0만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이런 주장에 더 힘이 실렸다.

그러나 31일 찾은 위니아만도 충남 아산 공장에선 김치냉장고에 대한 비관론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 회사 김순곤 기획운영팀 부장은 “9월까지만 해도 잠잠했는데 10월부터 주문량이 급증해 김치냉장고 라인에서 다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쏙 들어갔다”고 말했다.

실제 위니아만도의 10월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작년 10월보다 31% 늘었다. 돈이 되는 대용량 스탠드형 제품은 1년 전보다 40% 이상 더 팔렸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국내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120만대 가까이 될 것으로 이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작년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내리막길을 걸어온 2006년 이후 7년 만에 최대치다. 시장이 좋아지자 이 회사는 사람을 더 뽑았다. 평소 700명 선이던 직원 수를 단기 채용 인원까지 포함해 1000명 이상으로 늘렸다.

40%가량 인원을 더 채용할 정도로 김치냉장고 시장이 다시 살아난 이유는 뭘까. 이재홍 위니아만도 생산관리부장은 “일반적으로 배추값이 비싸면 김치를 사먹게 되고 자연스럽게 김치냉장고 교체 수요도 줄어든다”며 “하지만 올해는 배추 농사가 잘돼 김장 담그는 사람이 늘면서 김치냉장고를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배추뿐 아니라 무, 고추, 마늘, 양파 등 김장 재료로 쓰는 5대 채소류의 작황이 모두 좋아 1976년 이후 37년 만의 대풍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돌아온 가을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는 10월까지 따뜻한 날씨가 이어졌지만 올해는 10월부터 큰 일교차를 보이며 전형적인 가을날씨를 보이고 있다. 배추 풍년과 가을날씨가 겹치면서 김장을 담그는 가구가 늘고 있다는 게 위니아만도의 설명이다.

이 부장은 “좋은 일이 겹쳐 올해 상황은 좋은 편이지만 내년에도 이런 추세를 이어갈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외부 환경에 따라 실적이 들쑥날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 회사는 에어워셔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자연가습 방식으로 실내 공기를 관리해주는 이 제품을 2007년 국내에 처음 내놓은 뒤 매년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중국, 러시아, 스위스 등 6개국에 이어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에어워셔의 원조국인 독일로 수출 국가를 늘릴 계획이다.

양승대 위니아만도 공조개발팀 책임연구원은 “에어워셔를 처음 만든 독일의 벤타가 우리 제품을 모방할 정도로 제품력에는 자신이 있다”며 “미국과 일본으로 판로를 확대해 매년 10만대 이상 수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산=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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