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법원이 반(反) 푸틴 록밴드 '푸시 라이엇'의 뮤직비디오를 게재한 인터넷 뉴스 사이트를 폐쇄키로 했다.
3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시 법원은 러시아 언론감시기관인 통신정보기술매스컴관리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인터넷 뉴스통신 로스발트(rosbalt.ru)의 면허를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통신정보기술매스컴관리국은 앞서 로스발트가 올린 푸시 라이엇의 뮤직비디오 등 영상 2건이 저속한 언어를 담고 있어 미성년자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고 러시아 언론법을 위반했다며 사이트 폐쇄를 요청했다.
푸시 라이엇 멤버들은 지난해 러시아 정교회 사원에서 푸틴에 반대하는 공연을 펼쳤다가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동' 혐의로 기소됐다. 이 중 2명은 현재 복역 중이다.
문제가 된 뮤직비디오는 푸시 라이엇 멤버들이 로스네프트 등 자국의 거대 석유재벌과 크렘린의 유착관계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제목은 '붉은 감옥에서처럼'이다.
복면을 쓴 멤버들이 이고르 세친 로스네프트 회장과 푸틴 대통령의 대형 사진에 석유를 들이붓는 장면 등이 담겼다.
로스발트는 기사 내용을 뒷받침하고자 영상을 링크했고, 정부가 문제를 제기한 직후에는 모욕적 언사를 들리지 않게 처리했다고 주장해왔다.
로스발트 측은 이번 결정이 다른 독립언론인들에게 '본보기를 보이려는' 처사라며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모스크바 언론인연합의 파벨 구세프 회장과 국제 언론단체인 국경없는기자회(RSF)도 각기 성명을 내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내년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 현지 경찰은 지역 개발에 반대해온 환경운동가 안드레이 루도마하를 이날 한때 체포했다가 풀어줬다.
지역 환경단체인 '북캅카스환경감시'(EWNC)에서 활동하는 루도마하는 사법부 비방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3시간가량 구금됐다.
루도마하는 지난해 동료 활동가가 체포되자 보도자료를 통해 지방법원 판사의 '위법 행각'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도마하는 풀려나고서 "(당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