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보기관이 인도네시아에서 가까운 자국령 섬에 비밀 감청기지를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시드니모닝헤럴드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호주 정보기관인 방위신호국(DSD)은 인도네시아 자바섬 남서쪽 1100㎞ 지점에 위치한 호주령 코코스 섬에 20년 넘게 비밀 감청기지를 운영하고 인도네시아군의 통신내용 등을 도·감청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코코스 섬 비밀 감청기지의 존재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코스 섬 비밀 감청기지의 존재는 전날 이 신문이 에드워드 스노든의 기밀 문건을 인용, 아·태지역 호주대사관이 미국 정보기관의 현지 감청기지 역할을 해왔다는 폭로를 한 데 이은 것이다.
지역민들에게 '창문없는 집'으로 알려진 코코스 섬 비밀 감청기지에는 라디오 모니터링 시스템과 방향탐지 설비, 위성지구국 등이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어스 이미지를 통해 포착된 코코스 섬 비밀 감청기지는 서쪽 섬 남동쪽의 코코넛 야자나무 숲 한가운데 위치해 있으며 44m 넓이의 원형 모양으로 배치된 무선안테나 설비를 갖추고 있다.
호주 국방부는 코코스 섬 비밀 감청기지의 존재에 대해 확인을 거부하면서 "우리는 다만 군 통신소를 운영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복수의 전직 호주 국방부 관리들은 코코스 섬의 비밀 감청기지가 DSD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주로 해군과 공군 등 인도네시아군의 통신 내용을 감청하는 것이 주 임무라고 증언했다.
호주국립대(ANU) 첩보 전문가인 데스 볼은 "코코스 섬 비밀기지에서 포착된 감청 정보는 암호화된 상태로 캔버라의 러셀 힐에 위치한 DSD 본부로 전달된다"며 "코코스 섬 비밀기지는 인도네시아 정부를 상대로 한 호주 정부의 스파이 활동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