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분기 실적에 따라 기업들의 가치도 재평가를 받고 있다.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에 증권사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반대의 경우 '매도' 보고서가 나왔다.
1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상장사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 836건(10월31일 기준) 중 목표주가를 조정한 보고서는 총 259건이다. 실적에 따라 투자의견을 변경한 보고서도 66개나 됐다.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은 곳은 하나금융지주.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등 13개 증권사에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아이엠투자증권에서 제시한 목표주가 5만5000원이 가장 높았다. 금융업종에선 하나금융지주에 이어 KB금융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9개 증권사가 목표가를 기존보다 올려잡았다.
3분기 실적 발표 전까지 소외받던 업종도 재조명을 받았다.
건설업종 중 대림산업과 삼성물산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이 주를 이뤘다. 대림산업의에 대해선 KDB대우증권 등 11개 증권사가, 삼성물산에 대해선 8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높였다.
정유·화학 업종에서도 금호석유와 롯데케미칼, 만도 등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10개 증권사가 금호석유의 눈높이를 높였다. 대신증권은 금호석유에 대해 중국의 타이어·합성고무 수요 증가에 따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13만 원에서 15만 원으로 올려잡았다.
반면 3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은 집중 포화를 맞았다. 우리투자증권 등 10개 증권사가 삼성엔지니어링에 대해 기존보다 낮은 목표주가를 써냈다. KTB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등은 이례적으로 '매도(비중 축소)' 의견까지 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영업손실 7467억 원을 냈다. 앞서 시장에서 예상한 영업이익 수준은 40억 원 흑자였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어닝쇼크'를 기록한 탓에 신용평가사들도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로 강등했다.
LG그룹주들에 대한 증권사들의 눈높이도 줄줄이 낮아졌다. LG디스플레이에 대해 현대증권 등 9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췄다. LG전자는 8개 증권사에서, LG유플러스와 LG생활건강은 2개 증권사에서 목표주가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내렸다.
한 대형증권사 리서치 연구원은 "증권사들의 투자의견·목표주가는 기본적으로 기업 실적 전망에 근거하기 때문에 실적이 부진하면 투자의견 등도 하향되는 게 맞다" 며 "누구나 다 알만한 기업들이라도 실적에 따라 평가가 '극과 극'으로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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