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공회전'만 거듭하는 포털 상생 토론회…글로벌 미래 그려야

입력 2013-10-29 17:35
29일 새누리당 '온라인포털시장 정상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가 주최한 대국민 공청회. 네이버 등 대형 포털 사이트와 소상공인, 언론사 간 상생방안을 찾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양측은 공방만 되풀이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한 참석자는 "몇 달 째 똑같은 이슈를 놓고 같은 의견을 되풀이 하는지 모르겠다"는 자조 섞인 푸념을 했다. 포털 측에서도 "그동안 많은 논의가 이어져 왔지만 변화가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다만 국내 포털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양측이 동조한 것은 한 발 나아간 측면이 있다.

전하진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포털 스스로가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과 파장을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면서도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이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 '라인(LINE)'은 미국 '왓츠앱'이나 중국 '위챗'과 힘겹게 싸우고 있다. 특히 '위챗'은 전체 가입자수가 4억6000만명을 넘어섰고, 중국 외 가입자 수가 1억명을 돌파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위챗'을 서비스하고 있는 텐센트는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라인'은 최근 스페인 등에서 주목을 받으며 2억5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는 구글의 시총은 약 355조원으로 네이버 시총(약 20조원)의 17배가 넘는다. 페이스북 시총은 119조원대다. 구글과 애플은 글로벌 뮤직 서비스, 영화 서비스 시장에서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 내 경쟁은 두 말 필요없이 치열하다.

일각에서는 정부 규제 탓에 국내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주도권이 해외 인터넷 기업으로 뺏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구글 유튜브는 2010년 순방문자수가 600만명이었지만, 이달 초 기준 1100만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 다음 TV팟, 곰TV, 판도라TV 등 국내 업체들은 순방문자 수가 지난 3년 간 각각 40% 가량 줄었다.

물론 네이버 등 대형 포털이 글로벌 시장에서 진정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네이버는 최근 두달 여 동안 벤처기업과 상생방안을 줄줄이 발표했고, 골목상권 논란에 휩싸였던 부동산 직접 서비스는 철수했다. 그러나 네이버의 상생 방안이 '국면 전환용'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종호 네이버 정책담당 이사는 이날 "포털과 소상공인, 포털과 언론사 간 이해를 일치할 수 있는 접점이 있고, 상생 구조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는데 합의점을 못 찾고 있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찾을 합의점은 맨몸으로 경쟁해야 하는 중소, 벤처기업들과 소형 컨텐츠 제작사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으로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공생방안'을 마련하기에도 이미 늦었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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