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게임 개발자는 딱 봐도 게임을 좋아하게 생긴 스타일에 체크무늬 남방을 유니폼처럼 입고 다니고, 헝클어진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다닌다? 큰 오산이다. 주변에 '괜찮은 여자는 많은데, 괜찮은 남자는 다 어디 갔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여자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갖고 싶은 남자'들이 게임업계에 숨어있다고 말해주자. 화려한 가을야구 시즌을 맞아, 게임톡 여성 황인선 기자가 사심 가득한 기획 인터뷰로 '같이 야구장 가고 싶은' 훈남 야구 게임 개발자 F4를 만나보았다. <편집자주></p> <p>높고 푸른 하늘에 야구장의 뜨거운 함성이 그리웠던 10월 23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애니파크 사무실에서 두 번째 주인공을 만났다. 바로 대한민국 애니파크가 개발한 NO.1 야구게임 '마구마구'의 강호찬(35) 개발실장이다.
'훈남 특집인 줄 모르고 나왔다. 그냥 인터뷰라고만 말해줬다'며 원망(?)을 감추지 못하던 그는 인터뷰 내내 다른 분들은 어땠냐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같이 야구장에 놀러가 카메라에 찍혀 전 국민 앞에서 연인 코스프레를 하고 싶은 강 실장과 함께 훈남으로 뽑힌 소감부터 8년째 푹 빠져있는 '마구마구'의 치명적 매력과 최근 업데이트까지 이야기를 나눠보았다.</p> <p>■ '실장님~ 얼굴에 김 묻었어요! '잘생김'' </p> <p>훤칠한 키와 딱 벌어진 어깨, 그리고 탤런트 김지석과 혈연관계를 의심할 정도로 쏙 빼닮은 그는 '미남이다!미남이 나타났다!'소리가 절로 나오는 자타공인 마구마구 대표 훈남이다. 인터뷰이를 섭외하던 중 넷마블과 애니파크 쪽에 '혹시 개발자 분들 중에 훈남 없나요?'라고 묻자 모두 입을 모아 강호찬 실장을 지목할 정도였다.</p> <p>그런 그에게 훈남으로 뽑힌 소감을 물었다. 그는 '아무도 '훈남' 인터뷰라고 말해주지 않았다. 미리 말해줬으면 더 어리고 잘생긴 분을 추천했을 텐데, 다른 분들과 비교될까 걱정된다. 아직도 어리둥절하지만 영광이다. 기분이 좋은 건 어쩔 수 없지만 부끄럽다'며 겸손한 대답을 했다.</p> <p>강 실장이 처음 게임업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우연 아닌 우연이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가듯, 선배 따라 게임업계에 오게 된 것. 그 선배들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참 고마운 분들이다.</p> <p>그는 '당시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작은 개발사들까지 게임업계로 선배들이 많이 갔다. 게임을 만드는 붐이 일던 때라 그랬던 것 같다. '스타크래프트'도 좋아하고, 게임을 만드는 것도 매력적인 일이라 생각해서 '한번 해볼까?'라는 마음에 들어왔는데, 하다 보니 벌써 10년이 다 되어간다'고 이야기했다.</p> <p>2004년 첫 직장으로 애니파크에 들어와 쭉 인연을 맺고 있는 강 실장은 '마구마구'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그는 '처음에는 'A3: 리턴즈' 기획자로 시작했다. 지금은 '마구마구'의 전체적인 개발 방향과 일정 관리를 조정하는 개발실장을 담당하고 있다. '마구마구'는 런칭 때부터 함께 했던 게임이다. 그래서인지 '마구마구'는 친자식 같은 게임이다. 처음 개발 시작부터 함께해 고생도 많이 하며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지냈다'고 이야기했다.
여기에 야구에 대한 끈끈한 애정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사회인 야구'와 '직장인 야구'에서 모두 활동 중인 그는, 야구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고 있다. 강 실장은 '사회인 야구는 대학교 학과 소속이고, 직장인 야구는 '마구마구' 소속이다. 사회인 리그에는 오래 호흡을 맞춘 터라 여러번 우승했고, 직장인 리그에서도 우승한 적이 있다. 주 포지션은 1루수와 투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LG와 한화 팬이다'라고 말해 놀라움을 주었다. 그는 '원래는 삼성팬이었다. 초등학교때 야구단 활동을 하며 유니폼도 입고 다녔다. 그런데 '마구마구'를 하다 보니 다양한 팀을 경험하며 모든 팀을 좋아하게 되었다. LG와 한화의 경우 '더 잘했으면 좋겠는데 아쉽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하며 정이 간다'고 이야기했다.</p> <p>■ '귀여운 캐릭터와 정통 야구의 환상적인 조합</p> <p>그렇다면 강 실장이 8년 동안 한결같은 사랑을 보내는 '마구마구'는 어떤 게임일까? 그는 '워낙 유명한 게임이다. 2006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해 누적 회원이 900만명이 넘어서는 등 PC 야구게임에서 '국내 최고 NO.1'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귀여운 캐릭터와 정통 야구 액션을 즐길 수 있는 '베이글녀' 같은 게임이다'며 자랑을 늘어놓았다.</p> <p>오랜 기간 사랑받을 수 있는 비결로는 KBO와 MLB에 나오는 실제 선수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과 꾸준한 업데이트를 들었다. 강 실장은 '야구 게임 중 가장 많은 선수 카드를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굉장히 스피디한 게임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어떤 야구 게임보다 조작의 재미를 극대화했다. '마구마구'만큼 수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은 없다'고 설명했다.</p> <p>이어 '최근에는 실사를 바탕으로 한 야구 게임들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오히려 '마구마구'가 재평가되기도 했다. 실사가 아니지만, '마구마구'만의 스피디하고 간결한 게임성을 유저들이 알고 있는 것이다. 낮은 진입장벽에서 수준 높은 퀄리티의 진짜 야구를 하는 재미는 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고 자신있게 이야기했다.
또한 매주 이루어지는 업데이트와 이벤트에 대한 이야기도 했다. '마구마구는 일주일에 한 번 업데이트를 한다. 그래서 매주 힘은 들지만 그만큼 유저들의 피드백이 바로 와서 뿌듯하기도 하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맞이해 게임 내에서 승리팀 맞히는 이벤트와 함께 페이스북에서도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p> <p>■ '가장 기억에 남는 동시에 가장 힘들었던 '진화의 시작''</p> <p>
최근 '마구마구'는 큰 변화를 겪었다. 9월 11일 '마구마구' 사상 2번째로 큰 '진화의 시작'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강 실장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동시에 '가장 힘들었던' 업데이트로 손꼽힌다.</p> <p>그는 총 2년이란 시간이 걸렸다는 이번 업데이트 당시를 생각하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마구마구'는 지난 8년간 '정말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유저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더욱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기존의 유저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업그레이드된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p> <p>강 실장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그래픽이 한층 리뉴얼되었다. 업데이트 전은 사실 8년 전 그래픽이나 다름없었다. 캐릭터와 구장, 애니메이션 등 예전과 지금의 것을 비교해서 보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편의기능도 개선했다. 유저들이 원했지만 바로 실행할 수 없는 요소도 넣었다. 예를 들면 '카드 보관함'의 기록 유지 및 보관의 폭이 훨씬 넓어진 것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진화의 시작' 업데이트 이전
▲ '진화의 시작' 업데이트 이후 재미있는 시스템도 추가되었다. '유망주' 콘텐츠가 들어간 것. '처음에 발상은 한화의 유창식 선수가 '제 2의 류현진'이 될 것이라며 큰 기대를 받았지만, 예상보다 높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한 안타까움에서 시작했다. '마구마구'에서는 대성하면 카드로 영원히 기록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카드에서는 만나기 힘들어진다. 이런 점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각 팀의 유망주 카드를 좋은 선수 카드로 육성해 지금은 가명의 선수라도 성장시킬 수 있는 콘텐츠다.'</p> <p>그렇다면 유저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강 실장은 '전체적으로는 만족하는 분위기이다. 그래픽이 업그레이드된 점이 가장 호응이 컸다. 몇몇 유저는 '이제 PC방에서 눈치 안보고 마음껏 할 수 있겠다'는 코멘트를 달기도 했다. 살아있는 콘텐츠 육성의 재미도 반응이 좋았다'고 이야기했다.</p> <p>이어 '하지만 아쉬운 점도 물론 있었다. 업데이트 후 2~3일간 서버 점검과 임시 점검의 반복이었다. 그래서 유저분들에게 본의 아니게 큰 불편을 겪게 했다. 앞으로 더욱 긴장하며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p> <p>강 실장은 이번 '진화의 시작' 업데이트를 시작이라 이야기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아무래도 기존의 게임성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재미를 더하는 것이었다. 유저들에게 어필한 부분도,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다. 앞으로 새롭게 보여드릴 콘텐츠가 한참 남았다.'</p> <p>■ '마구마구는 '건축학개론'이다'</p> <p>'마구마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자신감이 더욱 넘치는 강 실장에게, 개인적인 기획자로서의 목표와 포부에 대해 물었다. 그는 '지금까지 RPG와 스포츠 캐주얼 게임을 만들어보았다. 최근에는 퍼즐이나 모바일 게임이 쏟아지고 있다. 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다. '마구마구'와 달라 욕심이 나기도 하지만, 아직은 '마구마구'에 더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수줍게 고백했다.</p> <p>이어 '한국 프로야구가 없어지지 않는 한, '마구마구'도 함께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마구 더 리얼' 등의 후속작이 나오며 유저들이 종종 '마구마구는 버린 게 아니냐'고 이야기 하실 때도 있는데, 절대 아니다. 오히려 처음보다 인원이 2배 이상 늘었다. 열심히 하고 있으니, 지금처럼 계속해서 사랑을 받으며 커가는 것이 꿈이다'며 당찬 포부를 말했다.
그런 그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강 실장에게 '마구마구'란?</p> <p>''마구마구'는 '건축학 개론'이다. 야구팬들에게는 첫사랑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다른 야구 게임이 나와도 짜릿하면서 설레는 감정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주시는 것 같다. 첫사랑처럼 항상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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