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부터 투란도트·카르멘 등 10여편 잇단 무대
푸치니·비제·베르디 등 유명 작곡가에만 편중
송년 모임 이야기가 오가는 걸 보니 올해의 끝도 머지않았다. 연말을 앞두고 다음달부터 오페라 공연이 잇달아 열린다. 특히 다음달엔 거의 매주 공연이 열려 마니아들은 주머니 사정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쉬운 점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베르디 푸치니 비제 등 대중성이 높은 일부 작곡가의 작품만 무대에 오른다는 것. 베르디와 함께 탄생 200주년을 맞았지만 바그너의 오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른 작곡가들의 작품도 마찬가지다. 올해에도 오페라 ‘편식’은 불가피하지만 한 해의 마무리를 오페라와 함께하면 어떨까.
국립오페라단이 가장 많은 오페라를 공연한다. 내달 21~23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선 조르주 비제의 ‘카르멘’ 공연이 열린다. 치명적인 집시 여인 카르멘과 그에게 반한 군인 돈 호세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경쾌한 서곡과 카르멘이 호세를 유혹하며 부르는 ‘하바네라’ ‘집시의 노래’ 등 귀에 익은 아리아가 많다. 카르멘과 돈 호세는 메조소프라노 백재은과 테너 정의근이 각각 맡을 예정이다. 고양문화재단도 오는 11월28일~12월1일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카르멘’을 공연한다. 추희명과 김정미가 카르멘을, 나승서와 황병남이 돈 호세를 맡는다.
국립오페라단은 이어 12월5~8일 푸치니의 걸작 ‘라 보엠’을 무대에 올린다. 파리를 배경으로 젊은 예술가들의 사랑을 그렸다. 시인 로돌포와 미미가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만나기 때문에 연말에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미미는 소프라노 홍주영과 조선형이, 로돌포는 테너 정호윤이 연기한다. 한 해 동안 열린 공연을 정리하는 ‘오페라 갈라’도 12월29~30일 열린다.
충무아트홀은 내달 2~3일 푸치니의 ‘토스카’를 공연한다. 1800년께 나폴레옹 전쟁시대 로마를 배경으로 오페라 가수 토스카와 그의 연인인 혁명파 화가 카바라도시, 권력지향적 비밀경찰 스카르피아의 엇갈린 사랑을 그렸다. 주로 뮤지컬을 무대에 올렸던 충무아트홀이 순수예술 지원을 위해 지난해 ‘리골레토’에 이어 직접 제작한 작품이다.
수지오페라단은 내달 22~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베르디의 작품 ‘리골레토’를 공연한다. 바리톤 조지 가닛제가 리골레토를, 소프라노 엘레나 모스크가 질다를 맡는다. 이 캐스팅은 작년 11월 라스칼라 극장, 지난 9월 도쿄 NHK홀 무대를 거쳐 이번 서울 무대에 오르게 됐다. 오페라 의상만을 디자인해 온 장인 아리고 바소 본디니의 화려한 의상도 볼거리다.
베세토오페라단은 올해 이탈리아 ‘푸치니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투란도트’를 오는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푸치니 페스티벌은 작곡가 푸치니를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인 이탈리아 토스카나 토레 델 라고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오페라 축제다. 소프라노 조반나 카솔라와 닐라 마살라가 투란도트 역을 맡는다.
솔오페라단은 내달 15~1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베르디의 ‘나부코’를 선보인다. 베르디 작품 가운데 국내에선 비교적 보기 힘든 작품이다.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이 유명하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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