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가 디자이너 브랜드…최범석·이도이 등 포진
싼옷보다 신인 발굴 주력
28일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 1층에 들어서자 디자이너 곽현주, 이도이 씨의 여성복 매장이 눈에 들어온다. 두 사람은 모두 파리, 뉴욕 등의 패션위크에 참가한 유명 디자이너. ‘동대문표 옷’을 파는 곳에 어울리지 않는 매장은 이뿐 아니다. 최범석, 이주영 씨 등 120명의 디자이너가 자신이 만든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디자이너 옷’으로 채운다
“값이 아니라 디자인으로 승부한다.”(이승범 두산타워 대표) 두타의 핵심 경영전략이다. 이승범 대표는 “동대문의 이미지를 벗어나는 차별화는 결국 디자인을 얼마나 고급화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디자이너들의 점포를 확대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디자이너 브랜드를 강화한다는 전략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들어선 패션몰들과 달리 두타의 공실률은 0%다. 매출도 2010년 3315억원, 2011년 3780억원, 지난해 4082억원 등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며 연간 2000만명이 찾는 ‘동대문의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디자이너 영입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매장 개편 때도 디자이너 11명이 추가로 입점했다. 디자이너가 상품을 자체 기획·디자인하는 매장의 비중이 전체의 60%에 달한다. “15년 전 개장 당시엔 2~3%에 불과했지만 꾸준히 늘려온 결과”(김종문 두타 부장)다.
○증가하는 ‘두타파’
두타 건물 지하 1층에는 ‘두체’라는 이름의 신진 디자이너 전용 공간이 있다. 신인에게 내어준 매장 46개가 현재 운영되고 있다. 장사가 잘되면 위층으로 올려보낸다.
이 대표는 “신인들은 첫 1년엔 매출이 거의 안 나오니 회사 입장에선 솔직히 손해”라면서도 “내년에 두체를 대폭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의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우수한 디자이너를 육성하겠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일부 디자이너를 위해 두타 디자이너 전용 봉제공장을 운영하고, 원단을 공동 구매하는 등 생산 부문의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억원을 들여 매년 개최하는 신인 공모전 ‘두타 벤처 디자이너 콘퍼런스(DVDC)’ 역시 중요한 이벤트다. 작년 우승자인 신용균 씨는 상금 1억원과 두타 입점권을 받았고, 올해 런던패션위크에도 진출했다.
두타는 내년 7월 매장을 전면 개편한다. 이 대표는 “매장 개편의 핵심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확장”이라며 “두타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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