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적표를 공개한 기아자동차가 28일 낮아진 눈높이마저 충족시키지 못한 저조한 실적을 냈다는 평을 얻었다.
기아차는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963억800만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3.1%감소했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11조6339억 원으로 0.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9%로 0.9포인트 줄었다.
기아차의 이번 3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은 컨센서스(시장 예상치 평균)를 각각 17.9%, 1.9% 밑돈 것이다. 시장 예상치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하향 조정돼 영업이익 8491억 원, 매출 11조8712억 원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친 실적의 주요 원인을 국내공장의 생산 차질과 원화 강세로 분석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노사 임금협상 과정에서 발생한 파업 및 특근 차질로 공장 가동률이 하락했다"며 "또 국내생산 물량이 주로 고마진 지역에 공급돼 고정비 부담과 믹스 악화의 영향이 생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또 "기말 원화 강세로 리콜 충당금이 증가하면서 판매보증비 감소를 상쇄한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올 4분기 기아차는 국내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다시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이달 광주와 화성공장 주말특근 재개로 국내 공장판매는 43만대를 웃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해외공장 신설 등 생산환경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환율 하락과 노사파업 등을 실적을 발목잡는 일시적 요인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때마다 국내공장 생산 비중이 높은 기아차의 약점이 부각된다"며 "기아차가 신흥 국가 등으로 해외공장을 증설해야 하는 당위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내년 기아차의 연결기준 성장이 크게 둔화될 전망"이라며 "현재 저평가된 주가 수준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려면 해외공장 증설 등 추가적인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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