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차주 제자리…은행·조선주 약진 두드러져
경기방어주는 '뒷걸음'
코스피지수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불리는 2050선까지 올라왔다. 외국인의 '사자' 행진과 함께 하반기 들어서만 10% 넘게 상승한 것.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 상위권에도 일부 변동이 나타났다.
21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오전 12시 기준·우선주 제외)와 상반기 말 당시 시총 순위를 분석한 결과 금융 및 조선주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당시 8위였던 신한지주는 7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금융권 내 돋보이는 수익성 등이 부각되며 하반기 들어 주가가 29% 급등한 덕이다.
다른 은행주인 하나금융지주 역시 22위에서 17위로 훌쩍 뛰었다. KB금융은 14위로 제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같은 금융업종에서도 보험주들은 상대적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삼성생명이 7위에서 10위로 밀렸고, 삼성화재도 18위에서 19위로 떨어졌다.
보험주를 비롯한 경기방어주군은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모습이었다. 통신주인 SK텔레콤이 10위에서 12위로 떨어졌고, KT&G도 20위에서 22위로 하락했다.
반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6위), 현대차(2위)·현대모비스(3위)·기아차(5위) 등 전차(IT 및 자동차)주의 순위는 공고하게 지켜졌다. 현대모비스와 포스코는 하반기 3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다가 현대모비스가 상반기 말과 같은 3위로 자리를 굳혔다.
조선주인 현대중공업이 업황 개선 기대로 순항, 10위권으로 진입한 것도 눈에 띄었다. 상반기 말 당시 13위에서 9위로 자리를 옮긴 것. 신규 수주와 신조선가 상승, 유럽 및 중국 경기 개선 등으로 조선주 주가가 하반기 크게 상승한데 따른 결과다.
'뉴페이스'인 NAVER의 약진도 돋보였다. NHN에서 NAVER와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 상장을 단행한 후 NAVER가 메신저 '라인'의 성장성 기대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에 분할 상장 전 당시 NHN의 순위가 13위였지만 현재 8위로 훌쩍 상승한 상태다. NHN엔터테인먼트는 11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경기민감주들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됐고, 은행의 경우 가격 매력, 실적 개선 기대 등으로 크게 오른 측면이 있다"며 "외국인 매수세가 끊이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최근 업종별 주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대상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민감업종의 강세가 나타난 반면 내수 소비재 업종이 약세를 보이는 등 시장의 업종 성격이 명확하게 양분돼 있다"며 "외국인 주도 장세가 계속된다면 업종 성격도 고착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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