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야드가 뭐길래…현대百·갤러리아 '적과의 동침'

입력 2013-10-20 23:21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려는 백화점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경쟁업체가 단독 판권을 가진 브랜드의 매장까지 유치하는 일이 나타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갤러리아백화점과 국내 단독 판권 계약을 맺은 명품 브랜드 고야드 매장을 무역센터점에 지난 5월 입점시켜 영업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고야드 매장 직원들은 갤러리아 본사 소속이며 이곳의 매출은 갤러리아 매출로 잡힌다. 현대백화점은 대신 갤러리아로부터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수수료율에 대해선 두 백화점 모두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고야드는 1853년 창업한 프랑스 브랜드로 여행용 트렁크에서 시작해 핸드백, 서류가방, 지갑 등을 만들고 있다. 고야드는 2007년 갤러리아와 판권 계약을 맺고 이 백화점 명품관(본점)에 입점하면서 한국에 진출했다.

현대백화점이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것은 다양한 명품 브랜드를 갖춰 부유층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고야드는 갤러리아 명품관에서 다른 브랜드보다 단위 면적당 15% 높은 매출효율(순익)을 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최고의 명품 구색을 갖추기 위해 고야드를 들여놓을 필요가 있었다”며 “수수료 수입보다 ‘명품 백화점’이라는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요즘은 시장성이 있는 브랜드는 경쟁사가 판권을 갖고 있는 것이라도 들여오려 한다”고 덧붙였다.

갤러리아는 영업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현대백화점에 고야드를 입점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에 6개 점포를 갖고 있는 갤러리아는 명품관 외엔 고야드를 들여놓을 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고심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타 백화점 점포에 고야드 매장을 열면 갤러리아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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