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진료 어떻게 되나
MB 정부때 시범 실시
복지부 "산간벽지 등서 시행"
의료계 "동네병원 죽는다" 반발
한국에서 원격진료는 의료인과 의료인, 병원과 병원 간 지식교류 목적으로 처음 활용돼왔다. 25년 전인 1988년 서울대병원이 도입했다. 이후 보건복지부가 2002년 의료법을 개정하면서 병원 간 소통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법으로 허용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원격진료‘서비스’ 시범사업은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당시 보건복지가족부가 나서면서 본격화됐다. 복지부는 2008년 6월 경북 영양군과 강원 강릉시, 충남 보령시에 있는 산간·도서 지방자치단체 3곳을 ‘시범사업지역’으로 선정했다. 이들 지자체와 함께 예산을 투입해 2008년 말 시스템 구축을 마쳤다. 2009년 1월부터 보건소와 보건지소, 상급병원과 보건지소를 연결하는 원격영상진료 시스템을 가동했다. 당뇨나 고혈압, 류머티즘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원격진료로 관리하고 있다.
복지부는 2010년 ‘산간벽지·섬 지역·교도소 등 전국 446만명으로 추정되는 의료취약 지역 거주자에 한해 의사-환자 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의사협회 등 의료계 일부 단체의 거센 반대로 18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고 자동 폐기됐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원격진료를 일반인에게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4월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원격진료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6월 원격의료 확대 허용을 포함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어 복지부는 지난 15일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 등 7개 개정안을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내놓은 자료는 2010년 개정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원격진료 대상자는 초진환자가 아닌 ‘재진환자’만 허용하되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 환자’로 한정한다는 방침이다. ‘산간벽지·섬 지역·교도소 지역’ 인근에 있는 병원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할 방침이다. 이들 지역이 아닌 곳(도시 등)에서는 ‘신규로 개원하는 1차 의원급 병원’에만 원격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단체는 대한의사협회다. 동네의원 중심으로 시작한다고 해도 시행이 확대되면 결국엔 큰 병원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협 측 주장이다. 협회는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초진환자’도 원격진료 대상에 포함되고, 동네병원(1차)과 대형병원(2·3차)이 무한경쟁하는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원격진료 시스템이 선진화돼 있는 대형 병원으로 환자들이 몰려가게 돼 결국 동네의원의 존립 기반이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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