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국 아저씨들, 보톡스에 빠진 까닭?

입력 2013-10-20 18:30
수정 2013-10-20 19:11
국제부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자신의 나이보다 어려보이길 원하는 ‘동안(童顔) 열풍’이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닌가 봅니다. 미국 베이비붐 세대인 4~50대 남성들이 보톡스에 열광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인데요. 미국성형외과학회(ASPS)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12년 사이 미용 목적의 수술을 받은 남성은 22%나 증가했습니다. 또 2011년과 2012년 보톡스 시술 등의 성형을 받은 남성은 6% 늘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처럼 중년 남성이 보다 잘생긴 외모를 위해 투자하는 ‘꽃중년 열풍’이 취업과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늙어 보이는 외모가 취업에 불리하다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죠. 재취업의 문을 통과해야 하는 중년 남성의 고민은 젊은 남성보다 훨씬 큽니다. 실제로 미국 내 55세 이상 실업률은 다른 연령대보다 낮지만 재취업 기간은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5세 이상 재취업 기간은 50.4주에 달했지만 55세 미만은 34.2주에 그쳤습니다.



남성들은 주로 레이저 피부 재생술, 주름살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점을 늦추는 시술, 주름 제거술 등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효과가 오래가는 주름 제거술이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회복 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지만 결과만 좋으면 상관없다는 게 대다수 남성들의 생각입니다. 미국 내 남성 전용 미용 시장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성형외과 외에도 치과나 스파 시설 등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남자가 성형외과를 드나드는 등 외모를 가꾸는 게 아직 낯설기는 미국도 마찬가지인가 봅니다. 미국의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여성 고객과 다르게 남성 고객들은 남몰래 찾아와 치료를 받는다”고 입을 모읍니다. 버지니아주의 피부과 전문의 데이비드 맥다니엘은 WSJ에 재미있는 사례도 하나 소개했습니다.



피부과를 찾은 한 중년 남성이 주름살 치료 상담을 끝내고 출입문에서 아내와 마주치자 갑자기 의사인 맥다니엘을 끌어안으며 이렇게 소리를 질렀다는군요.

“여보, 내 오래된 친구 맥다니엘이야. 인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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