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케이블 담합사들, 100번 응찰해 99번 수주…투찰율 100% 육박

입력 2013-10-20 14:49
원전에 들어가는 전력·조명용, 제어용, 계기장비용 케이블의 입찰 담합을 한 것으로 확인된 전선업체들의 투찰률이 최고 99.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투찰률은 낙찰 예정금액 대비 업체들이 써낸 가격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투찰률이 높을수록 낙찰될 가능성도 커진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정의당 김제남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S전선·JS전선·대한전선·서울전선·극동전선 등 5개 업체는 신고리 1∼4호기, 신월성·신울진 1∼2호기 등 8개 원전의 케이블 입찰 담합으로 총 717억원어치를 수주했다. 평균 낙찰률은 99.1%에 달했다.

신고리·신월성 1∼2호기의 안전등급 전력용 케이블을 수주한 LS전선이 입찰 당시 써낸 투찰가는 예정가격(27억9760만원)보다 불과 860만원 적은 27억8900만원으로 투찰률은 99.7%였다.

LS전선과 함께 입찰에 참여한 대한전선은 32억8845만원, JS전선은 29억5900만원을 각각 써내 편차가 컸다.

같은 원전의 안전등급 제어·계장용 케이블의 경우 JS전선이 예정가격 61억1441만6000원보다 1441만6000원 낮은 61억원(투찰률 99.8%)을 적어내 낙찰받았다.

비안전 전력·조명용 케이블(예정금액 181억2929만8000원)은 대한전선이 180억9500만원(투찰률 99.8%)에, 비안전 계장용 케이블(예정금액 41억2500만원)은 서울전선이 40억8400만원(투찰률 99%)에 각각 수주했다.

신고리 3∼4호기도 JS전선(투찰률 99.6%), LS전선(98.4%), 서울전선(96.4%)이 돌아가면서 낙찰받았고 투찰률은 평균 98.1%에 달했다.

신한울 1∼2호기의 경우 담합에 참여하지 않은 업체가 수주한 안전등급 전력·제어·계장용 케이블과 비안전 전력·조명용 케이블은 투찰률이 각각 79.8%, 95.7%인데 반해 담합업체인 극동전선이 따낸 비안전 계장용 케이블은 투찰률이 99.6%에 이르러 뚜렷한 대조를 보였다.

현재 한수원의 입찰 시스템은 제품의 기초금액을 설정한 뒤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투찰가를 반영해 예정금액을 산출하고 여기에 가장 근접한 액수를 써낸 업체가 낙찰받는 방식이다.

김제남 의원은 "투찰률이 거의 100%에 달한다는 것은 업체들이 경쟁사의 투찰가를 사전에 파악했다는 증거이자 한수원이 이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한 게 아닌가하는 의심을 살 수 있는 부분"이라며 "한수원은 이런 의혹에 대해 설득력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화제] "초당 12만원" 버는 사람들...충격
▶ 별장으로 쓰면서 은행이자 3배 수익 받는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