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개그우먼 성현주 씨 "똑소리 나는 예비맘이예요~"

입력 2013-10-19 14:39
수정 2014-12-05 11:15

날씨가 제법 쌀쌀해진 지난 18일 서울 대치동의 한 카페에서 개그우먼 성현주 씨(30·사진)를 만났다. 약속 장소에 그녀가 들어서는 순간, 모델을 방불케 하는 늘씬한 몸매가 배를 보기 전까지 만삭임을 알 수 없을 정도다. 인형같은 외모에 또 한번 시선이 향했다.

"출산 예정일요? 내년 1월이예요. 태명은 '조이'(ZOE)예요. 목숨보다 소중한 영원한 사랑이라는 뜻이죠. 임신 후 입덧때문에 피까지 토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곧 아이를 만난다는 생각에 설레요."

임산부 눈에는 임산부만 보인다며 호탕하게 웃는 그녀. 이날 결혼과 임신 후 달라진 생활에 대해서 털어놓았다.

성현주는 뛰어난 외모와 재치있는 입담 덕분에 KBS 22기 공채 개그우먼 곽현화, 장도연과 '개그콘서트'에서 주목을 받았다. 서울예대 연극과를 졸업한 그녀는 KBS '성균관 스캔들'에서 버들이 역을 맡아 감초 연기를 선보였으며, 뮤지컬 '넌센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약했다.

"결혼 후 일을 할 수 있는 폭이 더 넓어지더라고요. '웰컴 투 시월드', '생방송 투데이' 리포트로 활동했어요. 개그우먼 심진화와 여행다니는 컨셉으로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고요. 결혼 전에는 하지 못하는 방송이잖아요. 왜 결혼을 진작하지 않았을까 생각해요.(웃음)"

출산 후에도 지속적인 활동 계획을 밝힌 그녀는 출산 준비에 있어서도 똑소리가 났다. 지난 17일부터 서울 학여울역 세택(SETEC)에서 열린 '서울베이비페어 2013' 전시장을 찾아 출산·유아용품을 꼼꼼하게 살폈다.

"며칠전 국내 유모차를 구매했어요. 요즘 독일산이니, 영국산이니 200~300만원을 호가하는 명품 유모차들이 많자나요. 그런데 아기가 그걸 알까요? 저는 엄마를 뽐낼 수 있는 것보다는 우리 아이가 탔을 때 가장 편하고, 안전성 위주로 선택했어요. 국내산 유모차도 해외 명품 브랜드 못지않더라고요."

"또 서울을 떠나 동탄신도시에 신혼집을 마련해, 정보를 공유할 수있는 친구들이 많지 않아요. 이번 박람회장에서 만난 예비맘들에게 유용한 육아정보를 얻어 행복한 시간이였어요."


성현주는 임신, 출산 준비를 하면서 동기 개그맨들의 의리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해외에 머물고 계신 그녀의 부모님을 대신해 동료들이 발 벗고 나선 것.

"요즘 잘나가는 동기가 많아요. 김준현 부부와 동반으로 제주도 여행도 가고, 주말이 되면 자주 고기를 들고 집으로 찾아오죠.(웃음) 양상국은 가장 친한 친구고요. 또 개그우먼 정경미, 김경아, 김민경, 오나미, 허민 등 11명이 그룹채팅을 해놓고 사소한 것까지 모두 이야기해요. 가끔 이런 것까지 말해도 될까 싶을 정도로요. 동료들이 제가 임신하고 유아용품 선물은 물론, 밑반찬까지 보내줘 큰 힘이 되고 있답니다."

나홀로 혹은 동료들과 떠났던 여행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결혼 전부터 국내외 배낭여행을 많이 다니며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 얻은 것이 많다는 그녀. 태어날 '조이'에게도 강압적인 교육보다는 여행을 통해 자유로운 아이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내비쳤다.

"'조이'가 태어나면 이사를 갈 예정이예요. 서울로 갈까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강남 등 교육열이 높은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주변 엄마들에게 휘둘려 제 교육철학이 무너질 것 같아요. 그래서 남편 직장이 가까운 판교를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출산 외 그녀의 관심사는 뭘까. 인터뷰 전 성현주의 카카오스토리에서 패션과 인테리어에 남다른 센스를 엿볼 수 있었다. 관련 질문에 "요즘은 센스있는 사람들이 워낙 많은데요 뭐~" 겸손하게 말하는 그녀의 눈이 빛났다.

"남편에게 이것저것 사업 아이디어를 내놓았어요. 하지만 적극적으로 말리더라고요. 제가 좀 게으른 편이예요. 아무리 센스가 있어도 부지런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라며 사업에 관심은 있지만 도전을 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는게 그녀의 생각이다.

그러면서도 "임신을 하고 문뜩 떠오르는 아이템이 있어요. 임부복을 사기위해 안가 본 사이트가 없을 정도인데, 출산 전부터 몸매관리를 하는 예비맘들이 늘어나면서 사이즈 또한 너무 작게 나오더라고요. 배만 펑퍼짐한 임부복을 평상복처럼 입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육아와 일,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 그것은 그녀가 바라는 진짜 목표다.

"출산 후 육아에 집중하다가 가정적으로 안정되면 일에 좀 더 큰 시너지 효과가 있지 않을까요?" 친구같은 엄마, 재미와 감동을 주는 개그우먼, 연극까지 종횡무진 하는 것이 개그우먼 성현주의 '진짜' 목표다.

글 = 김현진 기자 sjhjso1234@hankyung.com / 사진 = 변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