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팀 리포트] "1인당 25만4000원 받아선 현실적으로 적자 불가피"

입력 2013-10-18 21:13
보육료 현실화 의견도


민간 어린이집이 겪고 있는 운영난을 해결하려면 보육료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2011년 무산된 자율형 어린이집 제도의 도입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민간 어린이집 운영난이 기본적으로 너무 싼 보육료에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서울시 기준 민간 어린이집이 5세 영유아 1명으로부터 받는 보육료는 25만4000원이다. 여기에는 종사자 인건비, 교재·교구비, 급·간식비, 관리운영비 등이 포함된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달리 민간 어린이집은 초기 시설투자나 시설 개보수비 등에 개인 자본이 투자된다. 장진환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정책위원장은 “현재 서울시에서 책정한 보육료는 2008년 정부가 적정 수준으로 제시했던 28만4000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어린이집 원장 대부분이 정해진 호봉(10년 경력 기준 월 230만원)보다 적은 월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규 살림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민간 어린이집 재무회계규칙 개선에 관한 자문안에서 “민간 어린이집은 적정한 보육료 수입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설물을 유지·보수·개선해야 해 운영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자율형 어린이집 도입도 제시됐다.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 어린이집에 시장경제 원리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기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를 것”이라면서도 “일부 우수시설에 대해선 보육시설 보조금을 없애면서 비싼 보육료를 받을 수 있는 자율형 어린이집으로 지정하는 것도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공형 어린이집과 자율형 어린이집 두 제도를 병행하는 것이 현 상태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위원장은 “보육료 자율화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보육료 수준을 먼저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해 가톨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보육서비스 개선은 경쟁에 의한 시장 방식으로 해결 가능한 문제가 아니다”며 “보육료 자율화는 결국 보호자 비용 증가로 이어져 부모 소득수준에 따라 보육의 질이 나눠지는 계층 간 양극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태호/이지훈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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