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금감원, 동양사태 '십자포화'…"동양봐주기 없었나"

입력 2013-10-18 11:57
수정 2013-10-18 12:31

1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전날 금융위 국감에서와 마찬가지로 '동양 사태'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최수현 금감원장에 대해 감시·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질책이 쏟아졌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홍기택 KDB산은금융지주 회장과 '동양 봐주기'에 대해 논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김영주 민주당 의원은 "그 동안 금감원이 동양증권의 불법행위 감사에 대한 조치를 보면 2006년 계열사 기업금융(CP) 과다취득에 대한 경영유의 조치, 2008년 계열사 CP 취득에 대한 대표이사 문책경고 등으로 미흡했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금융당국의 솜방망이 처벌과 안이한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며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같거나 비슷한 위법행위를 계속하거나 반복하는 경우 금융투자업 등록을 취소할 수도 있는데 동양증권이 이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 비판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2006년과 2008년 검사 당시 금감원에 재직하고 있지 않아 제재 수준의 합당에 대해서는 객관적으로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 당시 양정 수준에 따라 취해진 것이지만, 돌이켜보면 당시에 확실한 조치가 취해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검사 실효성 확보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영환 민주당 의원은 "동양그룹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쪼개기 수법을 이용해 올해 8~9월에도 두달 동안 CP를 171건, 5000억원이나 발행했다"며 "동양이 금융당국의 규제를 우롱하면서 하루에도 수차례씩 CP를 발행했는데도 금감원은 그것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동양이 금감원을 갖고 논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당시 법령상 금지돼 있지 않은 투기등급 CP나 회사채에 대해 감독원이 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홍기택 KDB산은금융지주 회장과 '동양 봐주기'에 대해 논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송호창 무소속 의원은 10월에 최 원장과 조 경제수석, 홍 회장이 함께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만남을 가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네 사람이 이 자리에서 동양 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동양이 이런 사태까지 왔지만 시간적 여유를 주자고 한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최 원장은 이에 대해 "조 경제수석과 홍 회장과 만난 적은 있지만 현 회장이 이 자리에 있지는 않았다"며 "일반적인 기업 구조조정 얘기를 한 것이지 동양 사태에 대해 어떻게 하자고 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또 "현 회장은 올해 6월 중순에 비서실을 통해 연락이 와서 처음 만났으며 그 전에는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이 제기한 서울고등학교 동기동창인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과의 친분 의혹에 대해서도 금감원장 취임 이후 사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최 원장은 "올해 3월 금감원장 취임 이후에는 지난 9월에 사무실에서 김건섭 부원장을 동행해 만난 것이 처음이다"라며 "지난해 정 회장을 만났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최근 1년 동안은 업무에 바빠 사적인 모임을 많이 갖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최 원장의 답변 태도가 무성의하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내가 국감 5년 째인데 기관장의 저런 답변은 처음 본다"며 "미묘한 질문이 나오면 답을 안 하고 시간을 때우고 있다"고 질책했다.

김영환 의원이 "이런 사태가 불보듯 뻔한데 동양 그룹의 CP 발행이 법적으로 합법이라고 해서 막지 못했다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추궁하자 최 원장은 묵묵부답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동양에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하고 조취를 취하는 것이 금융당국의 역할인데 그것을 놓친 것에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송호창 의원의 질문에도 침묵을 지켰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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