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악화속에 아직 정상회담을 갖지 못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지만 의인 고(故) 이수현 씨를 기리는 마음은 같았다.
17일 도쿄 요쓰야 주부회관에서 열린 '이수현 현창 장학회'의 장학금 수여식에선 양국 정상의 메시지가 외교 당국자를 통해 전달됐다.
박 대통령은 김원진 주일한국대사관 정무 공사가 대독한 메시지에서 "고 이수현 군의 숭고한 희생은 한일 양국 국민이 마음으로 통하는 계기를 열어 주었다" 며 "고인의 선행이 우리에게 주었던 감동을 오늘 다시 한번 마음 속 깊이 새기며 한일 양국간은 물론 아시아 국가간의 우호협력관계가 더욱 발전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기하라 세이지 외무성 정무관(차관급)이 읽은 메시지를 통해 이씨가 숨진 신오쿠보 전철역에 올해 '홈도어(선로 추락방지용 스크린도어)'가 설치됐다고 소개한 뒤 "이수현씨가 목숨을 걸고 보여준 헌신의 정신은 일본사회의 많은 사람에게 계승되어 구체적인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고인은 만 26세이던 2001년 1월26일 도쿄 신오쿠보 전철역에서 일본인 세키네 시로씨와 함께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 남성을 구하려다 목숨을 잃었다. 이후 고인은 일본에서 한일우호의 상징으로 널리 추앙받았고, 그의 선행은 한일공동제작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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