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속살 드러낸' 모터쇼, 현대·기아차 R&D 페스티벌 가보니…

입력 2013-10-17 13:52
수정 2013-10-17 14:55

"대시보드 광택은 2.2, 보기엔 가죽 같은데 질감은 플라스틱이네? 어떤 소재를 쓴거지?"

포드자동차 '포커스'를 살피는 현대자동차 협력사 직원들의 손길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움직인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계측기로 광택을 측정하더니 대뜸 날카로운 물건으로 대시보드를 두들기며 강도를 살펴보기도 한다.

이렇게 '과감한 터치'가 허용되는 모터쇼가 또 있을까. 16일 경기도 화성 현대·기아차 남양연구소 앞에 마련된 '현대·기아차 R&D 페스티벌'의 진풍경이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날 행사엔 현대·기아차 관계자와 협력사 직원 등 2500여명이 대거 찾아와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 속살 드러낸 절개 차량 전시…협력 업체 '학습장'으로

이날 모터쇼에는 완성차 90대와 절개 및 골격구조 차량 16대 등 100여대의 차량이 전시됐다. 여기에는 BMW '520d', 렉서스 'LS 460' 등 럭셔리 모델부터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레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포함됐다. 현대·기아차뿐 아니라 수입 브랜드의 경쟁 차종들이 총 집합한 셈이다.

분야별로 나뉜 10개의 전시 구역 중 가장 많은 관람객들이 몰린 곳은 테크놀로지 구역이었다. 앙상한 차체와 내부 구조를 그대로 볼 수 있도록 절개된 차량했기 때문. 특히 올해엔 차체의 뼈대라 할 수 있는 바디 등을 따로 분리해 전시하는 비중을 높였다.

차체 부품을 생산하는 신영의 한 직원은 "국내에선 볼 수 없는 현대차 i10의 신형과 구형, 경쟁 모델 포드 피고를 한 자리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라며 "경쟁사가 어떤 부분에서 원가 절감을 했는지 살펴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R&D 모터쇼는 현대·기아차 협력 업체들이 신기술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이 되고 있다.

서스펜션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화신의 박병철 기술연구소 이사는 "분석할 차종을 직접 구입할 경우 비용이 비싸 1년에 2~3대 정도만 구입하고 있다"며 "다양한 차종을 모은 이번 모터쇼는 전반적인 산업 동향과 기술들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 자동 오픈 트렁크·졸음 방지 시스템… 현대차 혁신 이끌 신기술 선보여

이날 공개된 현대차의 신기술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드라이버 스테이트 모니터링' 코너에는 일반인들이 모여 그 기능을 직접 체험했다. 눈을 감거나 한 쪽을 오랫동안 응시하고 있을 경우 진동 시트나 경고 음성이 졸음 운전을 막아주는 기능이다.

모터쇼를 찾은 한 일반 관람객은 "직접 차량을 타 볼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인 다른 모터쇼와 달리 여러 기능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발로 차는 동작 없이도 트렁크가 저절로 열리는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이 공개됐다.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기술로 올 연말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i40, 신형 제네시스, LF쏘나타 등에 장착될 예정이다.

김진호 남양연구소 차량분석팀 팀장은 "모터쇼에 전시된 신기술 대부분은 향후 신차에 직접 적용된다"며 "다양한 신기술이 소개되는 만큼 현대·기아차와 협력사 연구원 뿐 아니라 자동차 애호가들에게도 일반 모터쇼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화성=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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