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가장 행복한…' 美 라이스大의 비밀

입력 2013-10-16 21:40
수정 2013-10-17 04:40
리브론 총장, 세계연구중심대학 총장회의 참석
"갖가지 재료로 다양한 요리 만들듯이 대학은 창의적 인재 만드는 부엌같은 곳"


“‘엔지니어링 디자인 키친’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주방처럼 창의력을 발휘해 뭐든 제작할 수 있는 시설이죠.”

데이비드 리브론 라이스대 총장(사진)은 1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곳에서 학생들은 전공 불문하고 실생활에 필요한 기기라면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며 “학문 간 벽을 세우고 수동적인 교육만 시켜서는 결코 창조경제에 적합한 창의력 넘치는 학생을 길러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리브론 총장은 KAIST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이 후원해 지난 15일 서울에서 열린 ‘세계 연구중심대학 총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시에 있는 라이스대는 ‘남부의 하버드대’라는 별칭을 가진 명문 사립대학이다.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이 학교는 학제 간 벽을 허무는 유연한 교육과 높은 취업률로 유명하다. 미국의 대학입시 컨설팅 업체인 프린스턴 리뷰가 꼽은 ‘학생들이 가장 행복한 학교’에 선정되기도 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2004년부터 이 대학 총장을 맡고 있는 리브론 총장은 “창의력 있는 인재를 기르기 위해 특별히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없다”며 “최대한 다양한 환경에 학생들을 노출시키는 것이 유일한 비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라도 음악, 미술, 문학 등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며 “엔지니어링 디자인 키친이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2009년 만들어져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라이스대 공대의 ‘오시먼 엔지니어링 디자인 키친(OEDK)’은 수학 컴퓨터공학 생명공학 등 다양한 전공의 이공계 대학생이 한데 모여 실제 공학 문제의 해법을 찾아내는 곳이다. 학교는 작업실 교실 회의실 등 물리 공간과 톱부터 용접기기, 대형 프린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설비를 제공한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기업이 공장을 쓸 수 있도록 빌려주기도 한다.

이 학교 학부생으로 이뤄진 팀이 쥐덫에서 착안해 개발한 의료용 링거액 주입기는 지난달 미국 국립의료원(NIH)이 연 학부생 대상 의료디자인 경진대회에서 “개발도상국에 큰 혜택을 줄 것”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최근 미국 전역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대중공개강좌(MOOC)에 대해서는 “대학 교육을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 병행함으로써 교육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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