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개봉 '공범' 주연 맡은 손예진
멜로에서 재난·스릴러로 영역 확장
로맨스 영화에서 강력한 티켓 파워를 지닌 톱스타 손예진(31)이 재난영화 ‘타워’에 이어 본격 스릴러물 ‘공범’(24일 개봉)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공범’은 유괴 살인사건의 범인이 사랑하는 아빠일 수 있다고 의심하는 딸의 이야기. 딸의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시사회에 참석한 관객들은 잘 짜인 각본과 손예진의 호연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울 팔판동 한 카페에서 손예진을 만났다.
“처음에는 범인이 내 가족이란 시나리오 아이디어에 소름 끼쳤어요. 그런데 모든 범죄자가 누군가의 아버지이거나 자식이잖아요. 아버지를 범인으로 의심하는 딸을 연기하다 보니 폭발적인 감정에 숨이 막히더군요. 그렇게 격한 감정은 생애 처음이었어요.”
폭발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신은 대개 편당 한두 장면인데 이 영화에선 “산 넘어 산”이었다고 했다. 때문에 에너지 소모가 정말 컸다고 한다.
“관객들은 감정이 폭발하는 연기를 잘한다고 생각하니까 호평이 나올 수 있을 거예요. 물론 반대일 수도 있겠지만…. 배우에게는 힘들지만 어려운 연기에 도전해 제대로 평가받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극 중 손예진은 친구들과 유괴 실화를 다룬 영화를 보다가 15년 전 진짜 유괴범의 육성을 들려주는 마지막 장면을 접한 뒤 범인이 아버지일지 모른다고 의심한다. 이후 ‘오해’라고 거듭 부정하는 아버지(김갑수 분)와 첨예한 감정으로 충돌한다.
“의심이란 정말 끝없는 감정이더군요. 분노와 연민이 복합적으로 뒤엉켜 버리거든요. 분노가 너무 크면 이성을 잃어버리고 손발마저 쩌릿해지죠. 분노한 상태에서 대사를 하면 발음이 꼬이는데 그걸 조절하느라 애먹었어요. 나중에 국동석 감독이 저한테 ‘짐승’이라며 칭찬해주더군요.”
복합적인 감정은 계산으로만 표출하는 게 아니라 동물적인 감각을 동원해야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기는 제게 애증 어린 존재예요. 사랑하지만 미워서 도망가고 싶을 때도 많아요. 하지만 회피하면 다음날 압박이 더 심해져요. 내가 맡은 캐릭터를 해결해줘야 다른 사람들이 따라오니까 고독감을 안은 채 카메라 앞에 서지요.”
그는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모를 때에는 ‘자포자기’한다. 시나리오를 잠시 덮어두고 주변 사람들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다. 정상적이면서 현실적인 상황에서 캐릭터를 표현할 때 비로소 좋은 연기가 나오는 법이라고 했다. ‘타워’가 성공한 뒤 지난여름 미스터리성 멜로 TV 드라마 ‘상어’로 시청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방송 드라마엔 3년에 한 번꼴로 출연합니다. 매년 한 작품씩 출연할 체력이 안 되거든요. 드라마는 대본이 임박해 나오니까 촬영 기간에는 잠을 제대로 못 자요. 내 캐릭터가 어디로 갈지도 잘 모르고요. 그러나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면서 연기하는 것은 장점이죠. 대중성을 높이는 데에도 영화보다 낫고요.”
그는 요즘 ‘상어’에서 상대역이던 김남길과 영화 ‘해적’을 촬영 중이다. 손예진이 해적, 김남길이 산적으로 등장하는 해양 액션 어드벤처물이다. 그는 “‘캐리비안의 해적’을 연상시키는, 한국 영화에서는 새로운 시도”라며 “액션물이라서 촬영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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