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9주년 - 기로에 선 신흥국…20억 시장을 가다] 커지는 정치리스크

입력 2013-10-16 21:20
이슬람주의 강화하는 현 에르도안 정부에 반발…대규모 시위 확산


터키의 정치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지난 5~6월 대규모 반정부 시위(사진)가 도화선이 됐다. 당시 수만 명의 시위대가 이스탄불과 앙카라를 비롯해 터키 곳곳에서 시위를 벌이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를 독재자라고 비판했다. 2011년 ‘아랍의 봄’과 비슷한 양상이었다.

시위의 표면적인 이유는 이스탄불 중심가 탁심광장 내 게지공원 재개발 반대였다. 공원을 없애고 쇼핑몰, 이슬람 사원 등을 지으려는 정부 계획에 반대해 평화시위를 벌이던 시위대에게 경찰이 5월 말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경진압하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발전했다.

시위 확산의 배경에는 건국 이념인 세속주의와 반대 길을 걸으며 이슬람주의를 강화해온 현 에르도안 정부에 대한 반감도 깔려 있다. 터키는 내년 3월 지방 선거,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2002년 집권한 에르도안 총리는 현재 3선(임기는 2014년까지)으로 헌법에 따라 차기 총리직에 도전할 수 없다. 에르도안 총리는 장기 집권을 위해 현 총리 중심 의원내각제를 대통령 중심제로 바꾸는 개헌을 추진 중이다. 내년 대선 출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터키 의회는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집권여당 정의개발당(AKP)이 전체 의석 550석 중 과반수인 325석을 장악하고 있다.

이스탄불=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