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자' vs 기관 '팔자'…'최장 대결' 승자는?

입력 2013-10-15 11:36
수정 2013-10-15 11:39
최강의 창과 최강의 방패가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최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와 기관의 순매도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로 사상 최장 기간 '사자'와 '팔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장중 2045.50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한달 가까이 이어지던 2000선 전후의 박스권 돌파를 이끌어낸 것은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날 오전 11시22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1542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지난 8월23일 이후 33일째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하루만 더 외국인이 '사자'세를 이어간다면 1998년 기록한 34일 연속 순매수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지분도 최근 2007년 7월 이후 최고치인 35%를 돌파하는 등 외국인 지분도 커지고 있다.

반면 국내 기관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외국인이 순매수를 지속하는 동안 기관에서는 5조2000억원 이상 주식을 팔아치웠다.

기관의 매도세는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투신권)들이 주도했다. 투신권은 지난 9월5일 이후 24일 연속으로 '팔자'를 나타내면서 3조8000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투신권에서 주식을 파는 이유는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타며 1900선에 다가선 이후 수익을 실현하고자 하는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러시'가 이어지면서 투신권에서는 주식을 팔아 자금을 내어줄 수밖에 없었다.

이에 국내주식형 펀드에서는 최장 순유출 기록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490억원이 빠져나가며 28일 연속으로 펀드에서 자금이 이탈했다.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 집계 사상 최장 순유출 기록이다.

펀드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1800선까지 떨어지면 펀드에 자금이 들어오고, 2000선까지 오르면 자금이 빠져나가는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외국인 주식 매수 자금의 유입은 지난 2004~05년과 비교된다"며 "IT 버블 붕괴 이후 3~4년간 지속됐던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한국에 대한 선호가 재개됐던 흐름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그는 "양호한 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한국 비중은 여전히 벤치마크를 밑돌고 있는 상태여서 추가 편입 여지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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