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전·화·기’란 단어가 유행이다. ‘전기전자공학과·화학공학과·기계공학과’의 줄임말로 ‘없어서 못 뽑는다’고 할 만큼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는 인기 전공을 가리키는 말이다.
실상은 어떨까. 지난해 하반기 서울의 K대 전기전자공학과 A씨(26)는 51개 대기업에 지원서를 써 18개 기업의 서류전형에 합격했다. 최고 스펙이라는 ‘공대 남자’인 그가 최종 합격한 곳은 한 곳뿐이었다. 이런 취업난으로 인해 최근에는 중견·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 대기업 공채가 거의 끝나자 우량 중견·중소기업들도 ‘우수인재 이삭줍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마이다스아이티·한국콜마 채용 대기
중견·중소기업 중에서는 제조회사의 채용이 단연 두드러진다. 현대·기아차 등에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SL(주)는 연구개발(R&D)·제조·관리 부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SL은 이번 채용에서 외국어능력 우수자를 우대하고 있다.
100여개국에 공학기술용 소프트웨어를 수출하는 마이다스아이티는 R&D와 기술컨설팅 분야에서 두자릿수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마이다스아이티의 입사 경쟁률은 매년 200~300 대 1을 넘나들고 있으며, 면접전형도 지원자의 경험 활동 등을 이유부터 구체적으로 파고드는 형식으로 진행해 취업준비생들에게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업계 양대 축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도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10월말 공채를 앞둔 한국콜마는 영업·마케팅·관리기획 직군을, 코스맥스는 상품개발과 경영·재무 직군에서 신규 인력을 채용한다.
○태광·샘표·대보그룹도 채용설명회
최근에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도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고 인사담당자들이 직접 채용과 관련된 궁금증을 풀어주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오는 17일까지 하반기 공채를 진행해 100여명을 채용하는 태광그룹은 서강대(15, 16일)와 부산대(17, 18일) 등에서 채용설명회를 한다.
29일까지 서류를 접수해 신입사원을 공채하는 샘표는 아주대(16일) 등에서 설명회를 진행한다. 대보건설 대보유통 등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대보그룹도 충북대(15일) 아주대(28일) 등에서 채용설명회를 한 뒤 12월께 신입사원을 공채할 예정이다.
설명회 일정을 마감한 동원그룹은 18일까지 15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에세이평가, 1·2차 면접 순이다. 동원그룹은 올 하반기에 ‘에세이평가’를 도입했다.
우량 중견·중소기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영업이익률 10%’를 찾으라고 조언한다. 이희성 경희대 객원교수는 “영업이익률 10%가 2~3년 지속되는 기업이라면 시장에서도 그 기업의 제품을 인정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업이익률이 높은 산업으로는 바이오((주)SD), 전기전자(대덕전자), 핵심원재료 (고려아연, LS니꼬동제련) 등을 제시했다.
이도희 한국경제 매거진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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