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뒤통수 맞은 포스코

입력 2013-10-14 21:26
극동 진출 교두보 삼는다며
위탁경영 맡은 아무르메탈
한 달만에 파산선고 당해


포스코가 지난달 초 위탁경영을 하겠다고 발표한 러시아 아무르메탈이 최근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았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직접 러시아에 가서 맺은 위탁경영 양해각서(MOU)가 ‘공수표’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14일 포스코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중재법원은 이달 초 아무르메탈에 대해 “더 이상 이익 창출이 불가능하다”며 파산 결정을 내렸다. 아무르메탈 파산관재인은 6개월 후 회생과 청산을 가르는 최종 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하게 된다.

아무르메탈을 소유하고 있는 러시아 대외경제개발은행은 채권자들이 동의해주면 포스코의 위탁경영으로 회생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채권자 등의 지원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르메탈은 극동 지역인 하바로프스크주의 유일한 전기로 제철소다. 1942년 준공돼 연간 215만t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영이 악화돼 2010년 대외경제개발은행이 지분 100%를 인수해 관리해왔다.

대외경제개발은행은 제철소 운영 노하우가 없어 글로벌 철강사들 가운데 위탁 대상을 물색해오다 포스코에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달 9일 러시아 현지에서 정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우식 전무가 안드레이 유리비치 사펠린 대외경제개발은행 부회장과 양해각서를 맺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아무르메탈의)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며 “최종 파산되더라도 양해각서만 맺은 상태라 아무런 피해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망이 불투명한 협력사업을 위해 정 회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할 필요가 있었는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러시아는 전사적으로 공을 들이는 지역이기 때문에 회장이 직접 간 것일 뿐”이라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다른 프로젝트 협의도 있었다”고 해명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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