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14일 외교통일위, 국방위 등 12개 상임위 소관 부처 및 관계 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에 착수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국감은 다음달 2일까지 20일 간 628개 기관을 감사하는 헌정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
여야는 첫날 국감부터 차기 전투기 사업,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 기초연금 수정안, 교과서 이념 편향 문제, 4대강 사업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차기 전투기 사업 표류 배경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새누리당 정희수 의원은 "스텔스기 도입 필요성을 놓고 국방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공군 전력 공백이 불가피해졌다"면서 "F-15SE 부결로 스텔스 만능주의가 팽배해 향후 록히드마틴과의 협상에서 매우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국방부 장관의 (스텔스기 도입과 관련한) 입장이 두 번이나 180도 바뀐 것도 8조3천억원이 들어가는 대형국책사업이 표류하는 원인"이라며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여야는 국회 외교통일위의 외교부 국감에서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 방침에 분명히 제동을 걸고 나서야 한다고 일제히 주문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일본의 헌법 개정, 자위대의 군대화, 집단적 자위권 확보 등 군사적 보통국가화 추구는 우리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서도 반드시 제동을 걸어야 하고, 한·미·일 동맹체제 내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은 한국의 균형외교에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의 교육부 국감에서는 최근 불거진 일부 역사 교과서의 우편향 논란과 이에 맞불을 놓는 좌편향 교과서 주장이 제기되면서 좌ㆍ우파 진영의 대리전이 벌어졌다.
민주당 김태년 의원은 "대안 교과서 현대사 전반에 걸쳐 우편향 기술이 강화됐다"면서 "같은 우편향이라도 대안 교과서는 공과 과에 대한 비중을 다르게 하는 방식의 우편향 사례가 많았으나 교학사 교과서는 아예 일방적인 평가만 내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은 "역사 교과서에는 '반이승만','반박정희', '반미','친북'의 네 단어가 해방 이후 현재까지 대한민국 역사를 관통하는 공통 키워드가 됐고, 모든 교과서들이 운동사 중심체계로 집필되고 대한민국의 성공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위의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기초연금 도입안이 뇌관으로 등장했다.
민주당은 소득 하위 70% 노인층에게만 지급하는 내용의 기초연금 도입안이 '대선 공약 파기'임을 주장하면서 시간이 갈수록 젊은 세대에게 불리한 지급 구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과 복지부는 기초연금 도입안이 재원과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대안임을 내세우면서 국민연금 가입자가 보험료보다 적은 돈을 받는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총리비서실·국무조정실 국감에서도 기초연금 수정안을 비롯한 정부의 복지 공약 후퇴 여부를 놓고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지만, 정부의 갈등 관리 시스템과 일본산 수산물 방사능 오염 대책에 대해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을 쏟아냈다.
국토교통위와 산업통상자원위 국감에서는 전임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였던 4대강 사업과 해외자원 개발 사례를 놓고 야당 측의 집중적인 추궁이 이어졌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감사원 자료 등을 인용해 4대강 사업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사실상 대운하로 변형됐다고 주장했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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