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은 제32회 다산경제학상 수상자로 김선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제2회 다산 젊은 경제학자상 수상자로 이지홍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각각 선정했다.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폴리페서들이 유난히 들끓는 경제학계에서 오로지 연구에 몰입하고 그 결과를 세계적 톱 저널들에 게재해온 세계적 수준의 학자들이다. 더욱이 이 교수 논문은 경제학 최고 저널인 이코노메트리카(Econometrica)가 70페이지나 할애하면서 게재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이들은 미시경제를 전공한 학자들이다. 김 교수는 정보비대칭으로 인한 모럴해저드 연구에, 이 교수는 반복순환 게임이론 연구에 독보적 논문을 쓰고 있다. 미시경제학은 보다 근원적인 인간행동에 연구 초점을 맞춘 분야다. 복잡다기하고 불완전한 경제 현실에서 인간의 선택과 선호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보다 엄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한다. 필요에 따라선 수학은 물론 심리학과 물리학 신경과학 등 다른 학문 방법론까지 동원한다. 정치에 함몰될 거시, 그리고 인간 행동의 당위성을 따지는 규범경제학과는 폭과 깊이에서부터 다르다. 경제학은 단지 인간의 경제적 행위만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존재(Sein)’의 학문임을 이들은 강조한다.
세간에는 경제학이 마치 정부를 움직이고 정책을 펼쳐가는 데 가장 유용한 학문이라는 경세가적 경제학자들만 득세한다. 이들은 정부의 경제적 역할을 중시하면서 재정이나 복지 세금 등의 이슈에 무차별적으로 개입하기를 자랑삼는다. 경제학의 위기는 이들 폴리페서들에게서 비롯된다고 할 정도다.
이번에 다산경제학상을 수상한 김 교수와 이 교수는 연구실의 등불이다.
이들의 연구가 쌓이면서 다산경제학 수상자들 중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나올 날도 머지않았을 것이다. 한국 경제학계의 세계적 도약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