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착한 인재와 지속가능경영

입력 2013-10-11 22:28
봉사는 누군가를 위한 창의·주도적 행동
남을 더 생각하는 착한 인재에게 관심을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


기업 채용 시즌이다. 기업들은 과연 어떤 인재를 뽑아야 할까.

푸르덴셜생명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보험의 본질이라는 가치관으로 1999년부터 ‘전국 중고생 자원봉사대회’를 열어왔다. 중·고생들의 자발적인 봉사활동이 싹트던 무렵 시작된 이 대회는 학생들이 자신의 재능을 활용해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한 사례들을 발굴한다. 참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전국 우수 자원봉사자들의 리더십 워크숍, 봉사캠프와 함께 수상자 간 봉사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인 교류를 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15년간 이 대회와 리더십 교육을 통해 많은 학생이 타인을 배려하고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리더로 자라는 과정을 지켜봤다. 봉사활동으로 얻어진 핵심역량을 살펴보니 글로벌 리더가 갖춰야 하는 역량과 상당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자기주도력, 커뮤니케이션 및 공감능력, 리더십,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실행력, 공동체의식 등 7가지 역량으로 요약된다. 단순한 스펙 쌓기보다 도전과 혁신을 즐기고 창의적인 역량을 갖춘 인재를 찾는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인재상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세계는 착한 인재를 기다린다’를 쓴 김정태 씨는 청소년들이 갖춰야 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으로 자원봉사를 권한다. 그는 “봉사는 누군가를 위한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행동으로써, 봉사가 아니라면 쓰지 않았을 숨겨진 역량이라는 근육을 꺼내 써보는 기회”라고 강조한다.

한국 청소년 자원봉사는 양적인 성장을 넘어 질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청소년 자원봉사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도 많이 달라졌다. 이제는 자원봉사 교과서가 제작, 배포되는 등 하나의 학습과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각 지역센터 및 학교 차원에서 이미 활성화되고 있어 하나의 청소년 문화코드로도 인식되고 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한 물적 기부나 인적 봉사활동을 넘어,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공감하고 해결하려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업이 사회생태계의 일원으로서 기업의 수익과 사회적 이익을 함께 추구하는 ‘공유가치창출(CSV)’ 경영개념에 바탕을 두고 사회공헌활동을 펼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갈파하고 있다. ‘착한 인재’에 대해 기업과 우리 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