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49 글로벌 산업대전] 해외 자원개발 연합작전…'鐵강심장' 포스코, 신에너지로 뛴다

입력 2013-10-11 06:59
철강·소재·에너지 2020년 매출 200조…'글로벌 100대 기업' 발돋움 목표

미얀마 가스전·베트남 화력발전 수주
대우인터·건설·엔지니어링 등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 발휘



포스코는 철강 경기 불황 속에서도 확실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철강전문 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철강사’ 순위에서 2010년 이래 4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정준양 회장(사진)은 최근 세계철강협회 회장으로 취임, 포스코의 위상을 더욱 높였다. 포스코는 2020년 철강·소재·에너지 등 3대 핵심 사업에서 매출 200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100대 기업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변신

포스코가 진행 중인 대표적인 에너지 사업은 합성천연가스(SNG)다. 광양제철소에서 연산 50만t 규모의 공장을 내년 하반기에 준공할 예정이다. SNG는 값싼 석탄을 고온·고압에서 가스화한 후 정제와 합성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성분이 동일해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와 유사한 공정으로 진행되는 석탄가스화 사업 역시 몽골 현지 기업인 MCS와 합작을 통해 공장 부지를 선정했다. 2016년 착공할 계획이다. 또 자회사 대우인터내셔널이 탐사에 성공한 미얀마 가스전도 본격적인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포스코는 에너지 전문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를 통해 국내외 민간 발전사업은 물론 연료전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11년 9월 베트남에 1200㎿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착공한 데 이어 지난해 인도네시아에 600㎿ 석탄화력발전소를 착공했다.

두 발전소는 각각 2015년과 2016년 준공 예정이다. 두 프로젝트 모두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가 개발과 관리를 맡는다. 발전소 설계·구매·건설(EPC)은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엔지니어링이 담당한다.

포스코에너지는 2011년 3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핵심 설비인 스택 제조공장도 준공했다. 미국 네바다주에서 300㎿급 태양광발전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포스코에너지는 지난 8월 몽골 정부가 발주한 450㎿ 규모의 제5발전소(석탄열병합발전소) 사업 우선협상자로도 선정됐다.

○해외 시장 개척

포스코는 ‘제품 생산은 고객사가 있는 시장에서, 쇳물 생산은 광산에서’라는 해외 진출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U&I 라인’과 ‘a벨트’로 불리는 글로벌 철강벨트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U&I 라인’은 몽골 카자흐스탄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중국 등을 아우르는 U축과 북미 중미 남미를 연결하는 I축을 뜻한다.

중앙아시아 동남아 중국을 잇는 U라인의 주요 추진 사업으로는 터키 스테인리스 냉연공장 준공, 카자흐스탄 UKTMP와의 합작을 통한 티타늄슬래브 공장 착공, 파키스탄 TSML사 지분 인수, 인도네시아 일관제철소 착공, 베트남 냉연공장 준공, 중국 아연도금강판(CGL) 공장 준공 등을 들 수 있다.

I라인과 관련해 포스코는 1986년 미국의 US스틸과 합작, 포스코 해외 최초의 생산기지인 UPI를 캘리포니아주 피츠버그에 설립했다. UPI는 연산 140만t 규모의 냉연공장으로 자동차용 냉연강판 등 고급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a벨트’로 대변되는 미지의 개척지 아프리카에서도 자원개발에 힘쓰고 있다. 모잠비크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3개국과 콩고를 잇는 ‘a’라인은 자원 확보를 위해 포스코가 꼭 진출해야 하는 지역이라는 판단에서다.

○계열사 시너지 극대화

포스코는 인수합병(M&A)을 통해 편입시킨 계열사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자원개발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우인터내셔널과 플랜트 전문업체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이 대표적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의 철강 수출과 자원 개발을 위해 필수적인 회사로 평가받는다.

포스코의 수출 기반이 취약했던 서아시아와 중동, 중남미 등 원거리 지역에서 확실한 역할을 해내고 있다. 포스코의 원거리 수출 물량은 대우인터내셔널 덕분에 2010년 274만t에서 지난해 390만t으로 42%가량 증가했다.

성진지오텍은 포스코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제품군인 에너지용 강재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에너지용 강재는 석유 가스 등의 에너지원을 개발, 수송, 저장하는 데 사용하는 강재다. 고강도이고 극저온의 환경도 견디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성진지오텍은 에너지용 강재를 소재로 플랜트를 제작하고 있다. 셸, 엑슨모빌 등 글로벌 석유업체들이 고객이다.


'월드 모스트'로 창조경영 실현

포스코는 이미 4년 전에 새 정부의 핵심 정책 화두인 ‘창조경제’를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철학으로 선포했다. 임직원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현장에 즉시 적용하고, 벤처기업을 적극 육성하는 등 창조경제 실현에 앞장서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2009년 2월 취임과 함께 ‘열린경영·창조경영·환경경영’을 경영철학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3대 경영철학 중 특히 창조경영은 1968년 자원은 물론 기술이나 인력, 자금 등 어느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던 철강 불모지에서 포스코를 설립한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또 열린경영은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며, 환경경영은 에너지 사용량이 많은 철강 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환경을 중시하겠다는 뜻이다.

정 회장은 당시 취임사를 통해 “기술 모방과 기술 추격의 한계를 뛰어넘어 포스코 고유의 기술을 창조해나가는 ‘창조경영’을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기존 ‘월드 퍼스트(World First)’와 ‘월드 베스트(World Best)’ 기술 개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고객에게 가장 많이 판매할 수 있는 ‘월드 모스트(World Most)’ 제품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창조경영은 궁극적으로 고객가치 창출을 지향해야 하며 기술·시장·고객에 대한 세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포스코는 극심한 경기불황 속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큰 철강기업인 아르셀로미탈이나 일본 대표 철강기업인 신닛테쓰스미킨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또 원료를 사전 가공처리 없이 바로 투입해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파이넥스공법을 개발, 전 세계 철강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포스코는 창조경제 육성을 위해 결혼이주여성·북한이탈주민(새터민)·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아이디어 마켓플레이스’를 매년 3회씩 열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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