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계열 대부업체가 지난 1년 반 동안 부실 계열사에 1조5000억원을 대출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계열 금융회사를 ‘사금고’처럼 활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양 계열사들이 지난해 초부터 올 상반기까지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빌린 돈은 1조5621억원이다.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던 동양레저가 7771억원, 동양인터내셔널이 5809억원의 자금을 빌려 동양파이낸셜대부로부터 집중 지원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파이낸셜대부가) 제대로 담보를 잡거나 적정한 이자로 자금을 빌려주지 않고 계열사를 지원한 정황이 뚜렷하고 이 과정에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규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9월 들어 동양그룹 사정이 어려워지자 동양파이낸셜대부를 고리로 계열사 간 ‘빚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원이 2009년 동양증권과 계열사 기업어음(CP) 판매 규모를 줄이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맺고도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는 논란도 일고 있다. 동양증권은 2009년과 2010년 계열사 CP 판매 규모를 줄이다 그룹 자금난이 심해진 2011년 6월부터 MOU를 무시했다.
동양증권 회사채·CP 투자자 2000여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금감원 앞에 집결해 피해자 대책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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