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지급한 7479억이면 지금 대형사도 살수 있어
증권사 매물이 늘고, 업계 전반의 수익성까지 악화되면서 최근 몇 년 새 증권업에 진출한 기업들이 쓴웃음을 짓고 있다. 증권사 인수 시점을 잘못 택해 비싸게 인수한 데다 수익성도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증권사는 우리투자증권, 이트레이드증권, 아이엠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등이다. 동양증권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매물은 많지만 매수 후보군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증권사 수익이 악화되면서 인수금액 눈높이가 크게 낮아져 가격 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CJ투자증권을 인수해 하이투자증권으로 출범시킨 2008년만 해도 매물로 나온 증권사들의 가격은 녹녹지 않았다. CJ투자증권은 최종 인수 가격이 7479억원에 달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인수한 뒤 현대미포조선 등을 통해 2008년 549억원, 2010년 2563억원 등을 유상증자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하이투자증권에 투입된 자금은 1조원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하이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영업이익은 92억여원에 불과했으며 올 1분기(4~6월)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하이투자증권 인수대금을 들고 있으면 선두권 대형 증권사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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