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민우 "관료들, 성과보다 모양새 관심…답답하죠"

입력 2013-10-08 17:33
수정 2013-10-09 03:16
인터뷰 - 남민우 청년委 위원장 '취임 100일 소회'

아이디어 담은 제안에 "우리도 다 해봤다" 반응
구조적 문제에 한계 느끼지만 10만 SW산업인력 양성 등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주력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사무실이 있는 서울 광화문 KT빌딩 12층에는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하기 싫은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라는 내용의 액자가 사무실 곳곳에 걸려 있다. 지난 6월18일 초대 청년위원장으로 취임한 남민우 벤처기업협회장(다산네트웍스 회장)이 경기 판교에 있는 자신의 회사에 걸어 놓은 글귀다.

남 위원장은 지난 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취임 초기에는 의욕이 많이 있었으나 한계를 느낀다”며 “저 액자 속에 있는 글귀가 지금 내가 (공무원 사회에) 하고 싶은 말”이라고 했다.

청년위원회에는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고용노동부 등 14개 부처에서 파견 나온 19명의 공무원을 포함해 총 60명이 일한다. 올해 예산은 39억원이다. 이들은 매주 두세 차례 각계 청년들을 만나 소통하고, 여기서 나온 과제들을 정리해 각 부처와 해결 방안을 만든다. 주요 업무는 일자리 만들기다.

정부위원회치고는 적지 않은 조직이지만 남 위원장은 요즘 무력감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가장 큰 어려움으로 ‘일하는 방식의 차이’를 꼽았다. 남 위원장은 “기업인으로서 정부 관료들의 일처리 방식에 짜증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예컨대 기업인들은 실적과 성과 위주로 일을 처리하는 반면 공무원들은 정책의 모양새와 예산 집행에 더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다. 남 위원장은 “이런 일 처리의 간극은 영원히 좁혀지기 힘든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목표를 잡아 시행한 정책도 성과 여부에 따라 계속 진행할 것인지 여부를 따져야 하는데, 공무원들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관행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목표를 두 가지로 제시했다. 첫째는 공무원들이 공급자 위주가 아니라 수요자 중심 정책을 만들도록 새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것과 10년째 하락세인 청년고용률(15~29세 청년 전체 인구에서 취업자 비율)을 임기(1년) 내에 오름세로 반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남 위원장은 또 “공무원들은 어떤 제안을 받으면 ‘우리도 다 해봤다’는 식의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며 “그런 식이라면 돈을 많이 들여도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목표로 삼은 효과가 숫자로 나와주는’ 정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청년고용률과 관련, 사무실 벽에 걸려 있는 월간 청년고용률 추이 도표를 가리키며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추세를 금세 돌리기는 힘들겠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10만 소프트웨어(SW) 산업 인력’ 양성 방안을 꼽았다. 예체능 교육처럼 SW 개발 교육을 중학교 때부터 시작해 고등학교, 대학교로 연계시킬 것을 제안했다.

또 대학 내 SW 교육을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네이버와 삼성그룹이 실시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전 대학에 확산시키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남 위원장은 “SW 개발 조기 교육에 대해서는 이미 부처에서 아이디어를 인용하는 등 상당한 효과가 있다”며 “공무원들이 기업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들을 만들도록 자꾸 독려하겠다”고 덧붙였다.

청년위원회는 △공공데이터 개방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 △청년 해외 창업·취업 지원 △청년일자리 미스매치 해소 방안 △수요자 맞춤형 인재 양성 방안 등을 종합해 12월께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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