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해서 잡은 연어, 사흘 만에 한국 식탁 오른다

입력 2013-10-08 17:09
수정 2013-10-09 03:36
세계 최대 연어업체, 인천에 가공공장 준공
하루 최대 10 출하…"투자 계속 늘릴 것"


인천시 마린하베스트 공장 가공라인 위에 올려져 있는 연어는 지금 막 잡은 것처럼 신선했다. 이틀 전 노르웨이 북해 바다에서 잡아 냉장상태로 전세기를 이용해 날라온 연어였다. 바다에서 잡혀 한국 식탁에 오르는 데까지 사흘을 넘지 않는다. 기존에 수입되던 냉동연어보다 신선도는 월등하다. 세계 최대의 연어 양식회사 마린하베스트는 8일부터 인천 가공공장을 가동, 하루 10t(약 5000마리)의 연어를 출하하기 시작했다.

◆양식, 가공, 운송까지 일괄 관리

8일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마린하베스트 연어 가공공장에 들어서자 한기가 느껴졌다. 한쪽에선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올라오고 있는 연어들이 보였다. 실내 온도계는 3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신선도를 위해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가공라인 위에서 연어의 뼈를 분리하고 박스에 넣는 것까지 모든 과정은 자동화 처리돼 있다. 이 모든 공정을 관리하는 직원은 7명뿐이다.

알프헤거 아스코그 마린하베스트 최고경영자(CEO)는 “노르웨이에서 연어의 머리, 내장 등을 제거하고 1차 가공된 상태로 대한항공 전세기를 통해 한국공장에 들여온다”며 “연어의 신선도를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공항에서 가까운 인천에 가공공장을 지었다”고 말했다. 공장 규모는 830㎡다.

노르웨이의 세계 최대 연어 양식업체 마린하베스트는 200여개국에 연어를 공급하고 있다. 처음으로 연어 양식을 상용화했으며 세계 연어시장 점유율은 25~30%에 달한다. 작년에는 39만2306t의 연어를 생산해 2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에 가공공장을 만들었다.

아스코그 CEO는 “최근 한국의 연어 소비량이 급증하는 등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공장을 세웠다”며 “한국의 1인당 연어소비량을 연간 1㎏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연어의 부화, 양식부터 가공, 운송까지 일괄적인 시스템에서 관리하는 것이 마린하베스트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생선 중 나홀로 매출 급증

과거 연어는 레스토랑에서나 맛보던 고급 수산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인의 식습관이 서구형으로 변한 데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연어 소비량은 급증하고 있다. 국립수산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에 수입된 연어는 1만5108t으로 2010년(1만t)보다 51% 늘었다. 대형마트에서도 대부분의 생선 소비가 급감했지만 연어는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연어의 인기가 치솟자 동원F&B, CJ제일제당, 사조해표 등 국내 식품회사들은 잇달아 연어 통조림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아스코그 CEO는 “한국은 일본처럼 연어를 회로 즐겨 먹기 때문에 신선한 냉장연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며 “한국은 물론 중국, 일본, 태국 등 아시아권에서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천=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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