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프랜차이즈 CEO]'마약찜닭' 팔아 스타덤 36세 칠성포차 대표 "몸으로 장사해야"

입력 2013-10-07 10:59
자영업자 600만명 시대를 맞았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뿐 아니라 2030 젊은층도 창업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취업난을 겪는 2030 세대들이 구직 대신 창업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성공한 2030 프랜차이즈 대표들로부터 창업 노하우를 들어봤다.


우연히 발 들인 외식업계, 전국구 포차 프랜차이즈 대표로 변신
킬러 메뉴 '마약찜닭'으로 입소문…3년 만에 65개 매장 훌쩍 성장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에서 이름 대신 '마약찜닭'으로 더 많이 불리는 30대 젊은 사장이 있다. 창업한 지 3년 만에 오직 입소문으로만 가맹점 65곳의 문을 연 그는 칠성포차의 이나희 대표(36·사진)다.

창업 전 이 대표는 패스트푸드그룹에 입사해 8년 간 치킨 요리만 연구해왔다. 2005년엔 피자헛 타코벨 등을 운영중인 글로벌 외식그룹 YUM이 주최한 국제서비스 평가대회에서 수상(2위), 자신의 이름을 업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10대 시절 이 대표의 꿈은 막연히 설계사였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마치고 단순히 돈벌이에 나선 그는 첫 직장에서 전혀 의도 하지 않게 외식업계로 발을 내딛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국내 유명 호텔에서 일을 하게 됐어요.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일인데 돈을 많이 주겠다는 친구의 유혹에 넘어가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군 입대와 불투명한 미래 등으로 1년 만에 퇴사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경험이 저를 외식 업계로 이끌었어요."

이 대표는 20대 중반이 되던 해 국내에서 KFC 사업을 맡고 있던 두산외식사업부에 입사했다. 사회에 가장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분야가 외식이라고 판단했고 군 입대 전 호텔에서 일했던 경험이 입사 밑천이 됐다는 것.

"KFC 영업팀으로 처음 발령 받아 점포를 개설하고 자재를 구매하는 일 등을 했어요. 특히 매장 점장 생활을 오래하면서 고객을 대하는 것,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 등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치킨에 관련된 것은 거의 전문가가 됐죠."

이 대표는 남들이 취업할 시기인 30대 초반 안정된 직장을 과감히 버리고 자기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양조도매업, 야채가게, 신발가게, 돈까스 전문점 등을 시도했지만 실패, 결국 이 대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닭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창업 당시 국내외 할 것 없이 경기가 어렵다는 뉴스가 많이 나왔어요.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서민들이 쉽고 편하게 드나들 수 있는 포차를 콘셉으로 잡고 거기에 제가 제일 자신있던 닭 요리를 '킬러 콘텐츠'로 개발한 거죠."

칠성포차의 대표 메뉴는 '칠성마약찜닭'이다. 이 회사의 전체 매출 중 절반 가까이가 이 찜닭에서 나올 정도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미 20~30대 젊은 사람들 사이에선 "맵지만 계속 생각나는 찜닭"으로 자리잡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같은 인기에 최근 정부는 칠성포차를 우수프랜차이즈로 선정, 소상공인진흥원을 통해 일정 금액의 연구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표는 이를 계기로 물류와 직원들의 교육 역량을 넓혀가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연치 않은 기회에 호텔에 입사해 현재 전국 65개 매장의 프랜차이즈 대표로 변신한 그는 2030 예비 창업인들에게 "머리로 생각하지 말고 몸으로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창업을 하고 싶다면 직접 경험하고 몸으로 부딪치는 과정이 필요해요. 직접 배달도 해보고, 닭도 튀겨보는 등 자기가 정한 사업이 자신한테 맞는 옷인지 확인하는 과정이죠. 직접 해보는 걸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다양한 경험을 쌓아봐야 실패할 확률도 줄어듭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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