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구조조정 실패의 교훈
동양시멘트·증권·매직 등 매각 협상때마다 먼저 판 깨 '失機'
동양그룹이 결국 해체의 길로 접어들었다. 동양시멘트가 설립된 1957년 이후 56년 만이다. 팔려고 내놓은 자산은 팔리지 않는데 채권단은 지원해주지 않고, 발행해 놓은 기업어음(CP)과 회사채의 만기가 돌아오다 보니 동양그룹도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동양그룹에는 적어도 일곱 차례에 걸쳐 회사를 살릴 기회가 있었다는 게 금융계와 재계의 분석이다.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인데도 이를 무시한 채 계속 잘못된 선택을 한 게 그룹 해체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류승협 한국신용평가 기업·그룹평가본부 실장은 “2000년대 중반부터 동양그룹 내부에서는 주력인 시멘트·레미콘의 수익성이 떨어지는 데 대한 위기감이 있었다”며 “이때부터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룹의 ‘뿌리’인 동양시멘트를 매각하자는 제안은 오너의 반대가 커 첫 번째 기회를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기회는 지주회사인 (주)동양이 자본 잠식에 처한 2009년 당시 주채권은행이던 산업은행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이다. 하지만 동양그룹은 자구 노력을 취하는 대신 회사채와 CP 발행으로 은행 빚을 갚고 약정 체결 대상에서 빠지는 방식으로 문제를 피해갔다.
2011년에는 주력 5개사 영업이익이 총 144억원에 불과해 이자를 낼 형편도 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다. 이 무렵 동양그룹은 KB금융지주 등에 동양증권 매각을 추진했지만 너무 높은 가격을 고수하다 실패하고 말았다.
동양그룹은 작년 말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방안을 발표한 뒤에도 수많은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지난 5월에는 한일합섬 매각, 6월에는 동양매직 매각 기회가 있었지만 협상을 먼저 깨는 우를 범했다. 여섯 번째로 자매회사 오리온그룹 대주주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달 27일 두산그룹에 대한 동양파워 75% 지분 매각 협상이 결렬된 것은 57년 역사를 가진 그룹이 놓친 일곱 번째이자 마지막 기회였다.
금융권과 재계에서는 구조조정 실패 기업의 공통점으로 ‘때를 놓친다’는 점을 꼽는다. 자금난에 처할 것이 예상되면 빨리 돈이 되는 자산부터, 업황이 좋고 실적을 내는 계열사부터 팔아야 하는데 거꾸로 실적이 나쁜 계열사부터 팔려다 보니 자금난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이상은/안대규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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