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추락하는 국가경쟁력 올리려면

입력 2013-10-02 17:19
수정 2013-10-02 23:47
"대학 교육·연구 역량 끌어올리고
산업체·정부와 역동적 협력 통해
지식기반 창조경제를 추동해야"

박한우 영남대 교수·언론정보학·아시아트리플헬릭스학회장


새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여 지난 지금도 한국의 미래는 밝아보이지 않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 팩트북’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 증가율(2.0%)이 2년 연속 하락하면서 증가율 순위가 조사대상 189개 국가 중 117위로 내려앉았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내에서도 2010년 2위에서 2011년 8위로 하락했고, 작년에는 10위로 밀려났다. 경제성장률이 연속 하락하면서 국가경쟁력도 주저앉았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3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지난해보다 6단계 하락한 25위였다. 2004년 이후 최저다. 국가경쟁력 추락에 대해 정부는 경쟁력 상승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행정과 금융 분야 등은 국가경쟁력을 저해하고 있지만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항목별 변동 폭을 보면 정부의 인식이 적절한지 의문이다. 예를 들어 정책결정의 투명성과 기업 이사회의 유효성은 137위와 130위로 낮았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변동폭은 각각 4단계, 9단계 낮아진 데 불과했다. 반면 (고등)교육시스템의 질은 64위를 기록했는데, 작년 44위에서 20단계나 추락한 것이다.

교육시스템 가운데 대학의 교육역량 및 연구역량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다. 미국은 지난 4년간 국가경쟁력 순위가 계속 하락했지만, 올해는 2단계 상승해 네덜란드와 스웨덴을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WEF는 미국 대학의 수월성이 국가경쟁력 상승요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도 지난해보다 1단계 상승해 9위를 차지했는데, 최상위 그룹을 유지한 배경에는 세계수준의 대학이 버티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교육과 연구 행정의 질을 나타낸 ‘스태프 트레이닝’의 경우 한국은 7점 만점에 4.2점(51위)에 불과했으나, 미국 5.0점(12위), 일본 5.3점(4위)으로 그 격차가 심각하다는 점이다.

스페인 국립연구원의 사이버메트릭스랩(CINDOC)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세계 1만7036개 대학 가운데 미국 하버드대의 영향력이 가장 큰 것(1위)으로 조사됐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국립대가 54위로 아시아 최고였고 중국 칭화대(57위), 일본 도쿄대(63위), 국립대만대(66위), 중국의 베이징대(67위), 치장대(76위), 우한대(92위), 상하이교통대(94위), 푸단대(107위)가 그 뒤를 따랐다. 한국 대학들의 순위는 낮았다. 서울대가 108위로 아시아에서 10번째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144위, 고려대(339위), 연세대(383위), 한양대(477위), 포스텍(499위), 성균관대(506위) 순이었다.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을 보면 중요한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트리플헬릭스(triple helix)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트리플헬릭스를 평면적인 산·학·관(産學官) 협력으로 번역하면서 그 의미가 다소 왜곡, 축소됐다. 기존 산·학·관 모델이 강제적 관계 맺기에 집중했다면, 트리플헬릭스 모델은 관계의 역동성을 강조하며 한 국가 내부의 전체 아카데믹 섹터가 보유한 지식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 대학, 산업체, 공공 기관이 각자의 전통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연결망의 확장에 초점을 두는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트리플헬릭스 모델을 채택해 각 기관이 지닌 기존의 경계를 초월하는 한편, 조직 내부 요소들 간의 통합으로 고도화돼야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는 제2 대공황 같은 경기침체의 시련을 겪고 있다. 1930년대 대공황 시기에는 트리플헬릭스 기반 창조경제 모델이 주목받았다. 최근 북미와 유럽에서 발표한 미래전략들을 살펴보면 아카데믹 섹터를 매개로 한 트리플헬릭스 접근법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트리플헬릭스 대학으로의 전환은 교육과 연구 시스템 내부의 생태계 네트워킹을 자극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나아가 박근혜 정부의 국정지표인 창조경제와 정부 3.0의 성공적 정착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한우 < 영남대 교수·언론정보학·아시아트리플헬릭스학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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