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정부 17년 만에 폐쇄 - 美 여야 벼랑끝 대치
하원 공화, 상원 민주가 장악…핫이슈 입법활동 사실상 중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연방정부 폐쇄 7시간 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화당 내 극우파가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을 무산시키기 위해 예산을 볼모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당의 일개 정파가 정부의 문을 닫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공화당 내 중도 성향인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이 당내 강경파, 즉 ‘티파티(tea party·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주의 유권자 단체)에 휘둘리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작년 말 세금 인상과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 조치(시퀘스터)에 따른 ‘재정절벽’ 협상 때 민주당과 공화당은 데드라인을 3시간 남겨두고 극적으로 합의해 재정절벽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당시 재정절벽 위기 책임론에 떠밀린 공화당은 어쩔 수 없이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의 세금 인상 카드를 받아들였다. 이번에도 정부 폐쇄 책임에 대한 여론조사는 공화당에 불리하게 돌아갔지만 한치 양보도 없었다.
공화당은 2012년 대선에 패한 뒤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보수적인 백인 지지층의 충성도가 떨어졌다. 당내에서는 내년 중간선거(하원 전원과 상원의 3분의 1을 새로 선출)를 앞두고 색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런 흐름을 타고 티파티 등 극우파의 목소리가 커졌다. 티파티의 후원을 받고 있는 테드 크루즈 상원 의원(텍사스주)이 차기 대선후보 당원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다. 크루즈 의원은 최근 오바마케어에 반대하는 21시간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행위)로 몸값을 높였다.
작년 말 베이너 의장이 ‘재정절벽만은 피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결단’을 했지만 이번에는 그의 용단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오바마케어 시행 연기 없는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고 버텼다.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도 자신의 최대 업적이자 유일한 업적일 수 있는 오바마케어를 폐기하라는 공화당의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는 카드였다. 양당이 타협 없는 평행선을 달려온 배경이다.
물론 미국 정치권의 교착 상태는 2010년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공화당이,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하면서 잉태됐다. 미 의회는 다수결 원칙에 의해 움직이는데 다수당이 상·하원에서 각각 쪼개지면서 민감한 정책 관련 입법활동이 사실상 중단됐다. 3년 내내 ‘예산전쟁’을 벌이면서 땜질 예산으로 버티고 있고, 급기야 올 3월에는 시퀘스터까지 발동됐다. 최근 열흘간 예산안은 하원→상원→하원→상원→하원을 다섯 차례나 오가는 핑퐁게임을 벌였지만 결국 접점을 찾지 못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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