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코트라 농식품 중국 수출 확대 좌담회
中수출액 3년새 2배 늘어
김·과자·우유 매출 증가…中소비자, 유기농 식품 관심
까다로운 통관·물류비 걸림돌…양국 정부 정보교류 늘려야
중국에서 한국 농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3억인구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멜라민분유 등 자국 먹거리에 대한 불안은 식품 관리가 철저한 한국 식품에 대한 관심을 증가시켰다. 이 결과 2009년 3억2000만달러였던 한국의 중국에 대한 농식품 수출액은 작년 6억3000만달러로 두 배 증가했다.
한국경제신문은 오영호 KOTRA 사장, 돤젠좡(段建狀) 주한중국상공회의소 회장, 박기환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김인기 IKG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중(對中) 농식품 수출을 활성화하기 위한 좌담회를 열었다. 사회는 한국경제신문 조주현 생활경제부장이 맡았다.
▷사회=지난달 서울에서 한국 농식품 수출 상담회가 열렸다. 어떤 성과가 있었나.
▷오영호 사장=한국 농식품의 중국에 대한 수출 전망이 밝다는 게 확인됐다. 상담 279건, 상담액 6200만달러, 계약액 2500만달러의 실질적 성과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쓰촨성 등 내륙에서도 많은 바이어가 참가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베이징 상하이 같은 잘사는 대도시에 국한됐던 한국 식품의 수요처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돤젠좡 회장=바이어들은 음료와 술 과자, 그리고 면류 등 여러 제품에 관심을 보였다. 고추장 된장에도 눈길이 멈추긴 했지만 어떤 특정 상품을 선호한다기보다는 신제품에 주목했다. 그만큼 중국시장에서 한국 농식품의 교류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바이 중에는 한국에서 신제품이 나오면 빨리 정보를 알려달라는 사람도 많았다.
▷사회=중국 소비자에게 한국 식품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뭔가.
▷김인기 대표=예전엔 한국 식품은 품질은 좋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중국의 물가가 오르면서 가격경쟁력이 생겼다. 예를 들어 요구르트는 한국산이 중국산보다 싸다.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신선도 측면에서도 다른 국가보다 유리하다. 물론 식품 제조기술이나 디자인 등에서 한국산이 중국산에 비해 우월하다.
▷박기환 연구위원=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무래도 서양의 식품보다는 동양의 맛에 더 친숙한 것 같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류 영향으로 한국 문화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갖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농촌진흥청이 중국 대도시 소비자2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가공식품 원산지별 만족도에서 한국은 4.21점을 기록해 프랑스(4.22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미국(4.18), 일본(4.06) 등 선진국 등도 따돌렸다.
▷오 사장=중국은 멜라민 우유, 쓰레기 식용유 등 먹거리 파동 때문에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많다. 일본에선 원전사고까지 일어나 일본산 먹거리에 대한 불안도 크다. 우리 식품업계에 큰 기회다. 중국 멜라민 분유파동이 일어난 2008년이후 한국의 신선우유 판매가 계속 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중국 사람들은 본래 차를 마시지만 최근에는 대도시에서 커피를 손에 들고 걷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중국인들이 다양한 형태의 고급 음식을 찾으면서 한국 농식품의 인기가 따라서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사회=대중국 식품 수출 규모가 어느 정도로 커질 것으로 보이나.
▷박 위원=지난해 한국이 가장 많이 식품을 수출한 나라는 일본이고 중국은 그 다음인 2위다. 수출비중은 각각 25%와 16%인데, 조만간 뒤집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르면 내년 중 중국이 1위로 올라설 것이다. 그만큼 중국에서 한국 식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사회=중국은 지역별로 특성이 천차만별이다. 시장을 뚫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 같다.
▷오 사장=한국 식품에 익숙한 중국 연안지역에선 초코파이, 바나나맛우유, 신라면 등은 이미 슈퍼스타다. 또 신제품에 대한 수요도 많다. 그러나 내륙 깊숙한 곳에서는 아직 한국 농식품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또 중국은 지역별로 입맛 차이도 크고, 소득수준별로 선호하는 상품이 다르다. KOTRA는 중국시장을 16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연령별, 계층별로 시장을 분석해 한국 기업들에 제공할 계획이다. 중국 각지의 유력 바이어와 한국기업이 만나는 수출상담 기획도 늘릴 것이다. 또 수출보험 등을 적극 활용해 업체들의 대금결제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
▷사회=수출업체들은 중국의 까다로운 통관 절차를 난관으로 꼽는다.
▷김 대표=별도의 위생검사가 필요 없는 일반식품도 통관과정에서 위생증 발급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중국이 워낙 큰 지역이다 보니 물류비 및 재고 부담이 큰 것도 중소기업에는 어려운 점이다.
▷돤 회장=두 나라 정부끼리 정보교환 등이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산둥성 등에선 통관 절차를 줄이려는 실질적인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사회=한국 농식품 산업의 해외 진출 확대를 위한 과제는.
▷오 사장=농가-기업-정부 간의 유기적 협조가 필요하다. 과거 우리나라가 처음 수출전선에 나설 때 정부가 디자인, 포장, 품질관리 등을 많이 도와줬다. 그때처럼 정부의 지원정책이 더 강화돼야 할 것이다.
정리=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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