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지주사 옷벗는 중견기업들

입력 2013-09-29 17:23
수정 2013-09-29 23:38
수년간 지배구조 개편 불구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지연
CNH·대성홀딩스·동화…"금융사 매각할 바에 포기"


▶마켓인사이트 9월29일 오후 1시11분

‘대성 동화 CNH.’

이들 그룹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수년간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통해 마련한 지주회사 자격을 최근 들어 스스로 내던졌다. 일반 지주회사도 금융업체를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중간금융지주회사법 제정이 늦춰지면서 금융 자회사를 매각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자 아예 지주회사 자격을 반납한 것이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중견그룹 중 상당수가 금융사업을 벌이거나 향후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탈(脫) 지주회사’ 행렬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계열사 파느니 지주사 포기”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NH그룹 지주회사인 CNH는 30일 지주회사 적용 제외 신청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키로 했다. ‘지주회사 자격을 유지하려면 지주사 전환 4년(유예기간 포함) 내에 금융계열사(CNH리스)를 매각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CNH그룹의 CNH리스 매각 유예기간은 30일까지다.

CNH는 지주회사에서 벗어나기 위해 CNH가 보유한 CNH리스 보유지분 72%를 지난 13일 호텔 자회사 CNH하스피탤러티와 신규 설립한 CNH파트너스에 54%와 18%씩 넘겼다. 이로 인해 CNH의 지주비율(총자산에서 자회사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하로 하락했다. 지주회사를 유지하려면 지주비율이 50% 이상이어야 한다.

대성홀딩스도 비슷한 이유로 지주회사 체제를 포기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회사채 발행을 통해 부채를 늘리는 방식으로 지주비율을 48.8%로 떨어뜨렸다. 2009년 10월1일 지주회사로 전환한 만큼 다음달 1일까지 금융 자회사인 대성창투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게 부담이 됐다.

동화그룹은 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해 지주회사 자격을 내놓은 케이스다. 지주사인 동화홀딩스를 동화기업과 동화A&B홀딩스로 쪼개 지주회사 자격요건 중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항을 맞추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곤 자회사인 대성목재공업을 통해 지난 7월 리딩투자증권 지분 20.8%를 사들였다.

○지주회사 반납 잇따르나

투자은행(IB) 업계에선 ‘탈 지주회사’ 행렬이 잇따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가 2009년 이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그룹들에 준 ‘금융 계열사 매각 유예 시한’이 속속 다가오고 있어서다. 이들 그룹이 금융 계열사를 팔지 않고도 지주회사 체제를 유지하려면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하루속히 발효돼야 하지만, 관련 법은 국회에서 수년째 표류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주요 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과 함께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을 마련해 18대 국회에 상정했지만 ‘대기업 특혜 논란’에 밀려 통과되지 못했다. 국회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면서 관련 법안이 다시 발의됐지만 순환출자금지 등과 함께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쉽게 결론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상당수 중견기업이 지주회사 자격을 반납하거나 편법적인 ‘금융 계열사 지키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일진홀딩스는 금융 자회사였던 아이텍을 컨설팅회사로 탈바꿈시켰고, 두산과 SK는 금융 자회사를 해외법인에 넘기거나 지주회사 테두리 밖으로 분리시켰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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